<속보> 부천시가 자본금 50억~ 300억원을 출자해 내년 10월 설립을 목표로 ‘도시개발공사’를 출범시키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시는 지방자치법 제137조, 지방공기업법 제49조에 설립 근거를 두고 추진하는 ‘도시개발공사’ 설립을 위한 타당성 용역을 지난 7월6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1동 소재 (사)한국행정정책연구원(이사장 박흥순)에 용역비 3천759만원을 들여 의뢰해 지난달 26일 중간보고회를 개최한데 이어, 오는 24일 오후 4시 시청 5층 상황실에서 최종 보고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보고회에서는 도시개발공사 설립 사례조사 및 부천시 개발여건 분석, 설립에 따른 기대효과, 출자 타당성 분석, 공사 조직 구성방안 등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개발공사’ 설립에 따른 시의 자본금 출자 규모는 50억~300억원으로 예상되며, 특히 공사 설립 이후 맡게 될 주요 사업으로는 ▲고강지구 주택지구 지정 및 개발사업을 비롯해 ▲소사역 및 춘의역 역세권 개발 ▲대장ㆍ성골ㆍ역곡지구 그린벨트(GB) 해제지역 도시개발사업은 물론, ▲원미ㆍ소사ㆍ고강지구 뉴타운사업 기반시설 조성 ▲부천수목원과 추모공원 등 공공시설 조성사업 등 시가 향후 추진할 대규모 주요 개발사업이 모두 포함돼 있다.

공사 설립에 따른 기대 효과로는 △개발이익의 부천지역 외 유출 방지 및 낙후지역 재투자 △지역경제 활성화 촉진 및 재정 능력 강화 △체계적 도시개발을 통한 도시 업그레이드 △개발이익을 활용한 공익 재원 확보 등이 제시되고 있다.

시는 이번 공사 설립 타당성 용역 최종보고회 이후 공사 설립 추진을 위한 로드맵도 확정, 이달 달께 7~9인으로 공사 설립심의위원회 구성- 11월 주민공청회 개최- 12월 경기도와 2차 협의를 가질 계획이다.

이어, 내년 1월 설립심의위원회의 최종 심의- 3월 공사 설립 및 운영조례와 사장 추천위원회 설치 및 운영조례 제정- 6월 정관 및 제규정 작성과 임원 공모- 9월 출자 자본금 예산 확보- 10월 공사 설립 등기를 끝마치고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같은 도시개발공사 설립 추진 과정이 내년 6.2 지방선거를 전후로 하여 맞물려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의회에서 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안 심사는 설립 목적 및 배경 등과 관련하여 논란이 예상되지만, 지방선거가 임박해 오는 시점이어서 단체장 및 광역ㆍ기초의원의 공천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여 홍건표 시장의 당 공천 흐름이 어떤 분위기로 흘러가느냐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의 공천 기상도에 따라 과반수 의석(18석)을 확보한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이 공사 설립에 힘을 실어 주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대한 시의회의 입장이 드러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돼 시가 마련한 로드맵 대로 공사 설립 추진이 흘러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원미ㆍ소사ㆍ고강지구 등 3개 재정비촉진(뉴타운)사업지구 내 각 촉진구역별 조합설립추진위원회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뉴타운 표심(票心)’을 앞세워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들에게 보다 확실한 입장 표명 및 ‘뉴타운 공약’을 제시할 것을 직ㆍ간접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보여 시가 추진하는 도시개발공사 설립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느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가 현재 마련된 도시개발공사 설립 로드맵을 좀더 앞당겨 내년 지방선거 이전까지 공사 정관 제정 및 임원 공모까지 끝낼 경우 정작 지방선거 이후 출범하는 민선 5기 시장체제에서는 출자 자본금 예산 확보 및 설립 등기 등 마무리 작업만 떠안는 결과가 초래될 수 밖에 없어 굳이 공사 설립을 서두를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도시개발공사의 대상 사업이 시가 향후 추진할 계획으로 있는 알짜배기 개발사업을 대부분 도맡도록 돼 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건설분야 등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관계로, 현재 운영중인 시설관리공단 및 부천문화재단 내 인적 구성에서 점차 드러나고 있듯이 또다른 지역내 인맥들이 단체장의 ‘호불호(好不好)’ 관계에 의해 대거 흡입되는 새로운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설립 배경은 물론 설립 추진을 서두르는 것에 우려의 시각과 함께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는 도시개발공사 설립의 최대 명분으로 개발이익의 역외 유출 방지 및 개발이익을 활용한 공익 재원 확보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 운영중인 시 산하기관에 대한 보다 면밀하고 엄정한 운영 및 경영 성과 분석, 그리고 공개채용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특정 인맥과 청탁에 의해 깊게 뿌리내린 채용 관행 및 인적 구성 등에 대한 대대적인 쇄신이 없는 한 도시개발공사 역시 설립된다 하더라도 현 시 산하기관의 전철을 밟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부천시가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도시개발공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이 원미ㆍ소사ㆍ고강지구 뉴타운개발을 비롯한 시가 그리는 밑그림을 통해 추진되는 각종 도시개발사업에 따른 당장 눈앞에 보이는 과실 따 먹기 식이라면 임기를 채 1년도 남겨놓지 않은 민선 4기 시장 체제에서 굳이 밀어부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이후 출범하는 민선 5기 시장체제에서 충분한 정책적 판단 등을 통해 설립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을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는 여론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