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석 중인 부천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과 20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비상임 이사 3명에 대한 공개 채용하기 위한 절차를 모두 마치고 이르면 주중에 이루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김만수 부천시장의 최종 선택만을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공단의 경영진단과 경영혁신을 강력 비판하는 ‘익명의 편지’가 18일 오후 <더부천> 사무실로 우송됐다.

10월17일자 소인이 찍힌 이 편지에는 보내는 사람에 대한 주소와 이름이 없고, 편지 봉투에는 컴퓨터로 작성된 A4 용자 한 장 분량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본부장(이사) 두명이면 대학생 6명을 채용하는데!’라는 제목으로 된 익명의 편지 내용에는 우선 “공단에 대한 경영진단 결과가 9월말에 나왔는데 결과는 뻔했다”며 ”시장이 오더를 내린대로 그에 맞춰진 뻔한 결론이 나왔다“고 했다.

또 “이사장 공모는 형식이고 이미 언론에 거명된 아무개(*이름과 직책을 직접 거명했으나 생략함)가 100% 임용되겠고, 그것도 모르고 들러리 선 사람은 바람잡이 아니나 ㅂㅂ(*바보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임)”라고 했다.

이어, “(공단) 상임이사 연봉이 7천500만원인데, 사실 저희들이 보더라도 굳이 상임이사 자리가 필요할까 생각해보니 대다수 직원들이 저와 같은 생각이더라”며 “하루 종일 결재할 것이 몇 개 없어 매일 무료하게 보내고, 이사장만 조금 바쁘게 움직이면 상임이사가 없다고 해도 별 문제가 없고, 저희 공단 보다 규모가 큰 구청도 부구청장이 없어도 잘만 굴러가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공단의 현 실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경영진단 결과에는 현재 한 명인 상임이사를 없애고 이름만 바꿔 본부장(이사)을 두 명이나 둔다고 하니 다들 어이없어 하고, 당장 본부장 방 한 개를 어디다 또 만들어야 하나!…”고 했다.

익명의 편지는 특히 “별로 필요치 않는 일자리(본부장)을 만드느니 차라리 본부장 봉급으로 대학생 6명을 채용하면 저희 공단 직원들 한테도 박수받고 시민들한테도 박수받을텐데…”라며 “이건 경영 혁신을 위한 경영 진단이 아니라, 고위직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수단인 경영 진단이 되어버린 느낌이며, 이러고도 공단에 경영 혁신을 하라고 하니 비웃음만 나온다”고 비판했다.

한편, 부천시 시설관리공단은 조직 개편 및 경영 혁신을 할 때마다 이같은 익명의 편지 또는 투서가 지역언론에 날아들어 몸살을 앓은 바 있다. 때론 순기능을 하는 경우도 없잖아 있었지만 대부분은 조직을 분열시키고 직원간 반목 및 알력, 갈등 등으로 인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날아든 익명의 편지는 공단 경영진단에 따른 최종 보고회가 이달 중에 열릴 예정인데다, 공단 이사장 및 비상임이사 공개 채용에 따른 인선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기존 상임이사 자리에 대한 존폐 여부와 상임이사 자리를 없앨 경우 본부장 투톱 체제 전환에 따른 비판적인 시각을 담고 있어 주목된다.

공단 상임이사 자리에 대한 존폐 여부 및 본부장 투톱체제로 전환하는 문제는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이번에 이사장(1명) 및 비상임이사(3명)가 확정된 뒤 구성되는 공단 이사회(6명 *당연직 비상임이사 2명 포함)와 김만수 시장이 논의해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