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해규 국회의원(한나라당·부천원미갑)은 9일 지인들에게 e-메일로 보낸 ‘임해규가 보내는 가을편지’를 통해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과 지난 2년간 국회의원으로 자신이 활동한 것에 대해 돌아보는 소회를 솔직히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임해규 의원은 가을편지에서 “국회의원이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라며 “첫째는 뽑아준 지역구민들의 온갖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일이고, 둘째는 정부가 나라 살림을 잘 살도록 협의하는 일”이라고 꼽았다.

임 의원은 지역구 활동과 관련하여 “지역주민들께서는 ‘TV에 백날 나오면 뭐하냐, 동네 찾아다녀야지!’하고 종종 충고를 하듯이, 동네 찾아다니는 일이 바로 지역구 활동”이라며 “국회의원으로서 나랏일을 하도록 뽑아주신 지역구민은 그야말로 국회의원의 부모님”이라고 했다.

그는 “자기를 낳아준 부모님을 몰라보고, 심지어 부모님을 가르치려 든다면 제대로 된 자식이 아니며, 부모님 모시는 일은 시도 때도 없고 언제나 지극정성을 다해야 한다”며 “나는 지역구민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면서 명함을 드릴 때, ‘어려운 일 있으시면 꼭 연락주세요’라고 말한다”고 했다.

그는 또 헌법에 나와 있는 국회의원의 직무인 의정활동에 대해 “국가의 1년 예산을 심의하여 결정하고, 정부가 한 일에 대해 국정감사를 하여 바로 잡고, 법을 만들거나 바꾸는 일”이라며 “이 세 가지 일은 사실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국민의 행복할 권리를 지키는 일로, 국민의 불행이 본인의 잘못에서 비롯하는 것이 아닌 한 그 불행을 없애는 것이 국회의원이 할 일”이라고 했다.

그는 “국회의원은 이 세 가지 직무를 국민의 뜻과 자신의 양심에 따라 바르게 처리해야 하며, 헌법은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말라고 국회의원에게 면책특권까지 주었다”면서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국가기관으로 참으로 엄정한 직책”이라고 했다.

그는 “사사로운 일에 국회의원의 직위를 이용하면 그것은 정말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이며, 그래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늘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임해규 의원은 정말 국회의원이 할 일에 대해 “머슴으로서 국회의원은 한 가지 생각을 더 해야 하는데, 그것은 국민 편에서 일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특히 국민 중에서 돈도 빽도 없는 서민 편에서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의원은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는 아무래도 정부 정책에 잘 반영되지 않는다”면서 “정부 정책결정자와 국회의원에 대한 로비의 힘은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나 그들의 단체가 강하기 때문에 세상은 어느 정도 부자들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은 권력의 화신”이라며 “대통령의 권한에 대해 헌법에는 매우 중립적으로 서술되어 있지만, 대통령도 사람인지라 싫은 소리하는 사람들을 점점 멀리하고, 달콤한 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가까이 하게 될 수 있으며, 측근들도 대통령의 귀를 막고 그를 등에 없고 권력을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언론탄압과 측근들의 재산 축적 같은 각종 부정부패가 잇따르는 것은 바로 권력의 남용으로 생기는 것들이며, 부패는 권력자가 부자와 적절치 않은 가까운 관계가 될 때 생긴다”면서 “권력 남용자들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귀찮게 생각하며, 그래서 국민들이 뽑아 준 국회의원은 사회적 약자 편을 들어야 이 세상이 그나마 조금은 더 평등하고 정의롭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임해규 의원은 “특히 야당 국회의원은 그야말로 서민의 편에서 일해야 한다”면서 “지난 2년 간 어떤 국회의원이었을까?, 서민들이 나를 자기편이라고 생각했을까?”반문하고 “내가 생각하는 국회의원 상에 부합하도록, 국민이 국회의원에 부여한 직무에 더 충실하도록, 남은 임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면서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