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김장겸 MBC 사장의 체포영장 발부와 관련해 제354회 정기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사실상 대여 투쟁에 나서기로 한 셈이다.

자유한국당은 2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어제(1일)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대해 “방송 장악을 위한 음모”라고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정기국회는 시작부터 파행이 불가피하게 됐다.

제354회 정기국회는 20대 국회의 두번째 정기회로, 100일간의 일정으로 열려 교섭단체 대표연설(9월 4~7일)과 대정부 질문(9월 11~14일), 국정감사(10월 12~31일)에 이어, 11월 1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이 예정돼 있고, 이후 2018년 예산안 심사가 본격 시작되며 본회의는 다섯 차례 열릴 예정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어제 열린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맞이하는 정기국회인 만큼 전과 다른 정부, 전과 다른 국회의 모습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갈구하는 국민들의 열망에 부응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국회의 본령은 민생입법”임을 강조하면서 “20대 국회 개원 이래 모두 8천621건의 법률안이 제출됐지만 지금까지 1천445건만 처리됐고, 처리안건의 5배에 달하는 7천102건이 아직 계류중”이라며 “이 정기국회 100일 동안 계류법안을 다 처리하겠다는 각오로 임해주실 것”을 요청하고 “생산적인 국정감사와 법정시한 내 예산안 합의 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여야가 함께 힘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정 의장은 특히 2012년 몸싸움과 같은 물리적 충돌 방지와 다수당에 의한 일방적 국회운영을 막기 위해 협치의 제도화 차원에서 도입한 국회선진화법과 관련, “다수결의 원리를 훼손하는 안건조정제도, 국회의 예산 심의ㆍ의결 기능의 부실을 초래해 온 예산안 자동부의제도의 문제, 직권상정 요건을 엄격히 제한해 정치적 교착상태를 풀어갈 리더십 형성에 장애가 되고 있고, 양당체제를 상정하고 설계된 선진화법이 다당체제의 정치적 역동성 발휘를 어렵게 하고 있다”며 “국회선진화법의 근본 취지는 유지하되 국회 운영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달라”고 주문했다.

정 의장은 개헌과 관련해서도 “이번 정기국회는 개헌 논의가 충분히 숙성되고 정교하게 가다듬어지는 개헌의 잉태기가 돼야 한다”며 “내년 제헌 70주년을 앞두고 추진되는 이번 개헌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개헌’이 되고, 헌정사상 최초로 국민헌법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헌의 핵심은 분권”이라며 “대통령과 중앙정부에 편중된 권한을 잘 배분해 진정한 의미의 3권 분립과 명실상부한 지방자치 시대를 열어야 하고, 시대에 맞게 국민의 기본권도 대폭 강화해야 하며, 대결적 정치문화를 바꿀 선거제도 개편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의장은 끝으로 “여야가 함께 민생우선의 일하는 국회, 협치의 국회,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 국민헌법 시대를 여는 국회, 안보 불안을 해소하는 국회를 만들어 나가자”며 “반드시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회’를 만들어 가자”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