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6.4 지방선거에서 전당원 투표를 통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당론으로 결정, 여당과 정치개혁특위에서 논의해온 정당공천제를 결국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유지는 새누리당이 개방형 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 카드를 꺼내들고 나올 때부터 지역정가에서는 “야권 진영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목소리만 높혔을 뿐 정작 관철 의지를 위한 치열함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과 더불어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향해 쏟아 놓았던 “대선 공약 국민 약속 파기”라는 날선 비판 공세와 더불어 일찌감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기에 따른 예비 후보들의 상대적 기대감의 상실감과 맞물려 기초선거 정당송천제 유지에 따른 상향식 공천의 혁신적 카드로 제시할 실행 방식이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23일 오전 11시 국회 대표 회의실에서 ‘3차 민주당 정치혁신안’을 발표하면서 “각종 선출직 당직에 ‘직접당원투표제’를 확대 실시하고, 공직자 후보자는 원칙적으로 당원과 국민이 선출하는 국민참여경선을 실시해서 혁신적인 상향식 선출제도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특히 “공천 심사시 비리혐의로 ‘형사 기소’된 자에 대해서는 그 내용을 확인해서 공천 배제 등을 포함한 엄격한 조치를 취하고, 공천 과정에서 금품수수 등 각종 공천비리가 확인되면 즉각적인 공천 취소와 출당 조치 등을 포함한 강력한 제재 방안을 마련하고, 당 선관위에 외부인사를 영입해 구성하는 등의 공정한 선거체계 확립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요 당 혁신방안으로는 공직 후보자의 국민참여경선 실시를 통한 상향식 공천을 비롯해 온라인 ‘전당원 정책투표 시스템’을 제도화시켜 당의 주요 정책 방향을 당원들과 함께 결정하는 ‘온 오프 네트워크 정당’ 실현하고, 부처별·정책부문별 책임의원제를 도입해 정책정당 기반 마련, 당 윤리위원회를 독립 기구화 하여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 및 실질적인 운영 보장, 당의 인재 양성프로그램을 제도화해 참신하고 실력 있는 인재 영입,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에서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권역별 정당 명부식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도 도입 추진,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추천방식을 개혁해서 민주당의 강령에 명시되어 있는 각 분야를 대표할 수 있는 분들이 우선 공천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는 “지난 3일과 5일에 발표한 정치혁신안의 핵심이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는 것과 국회제도개선에 중점을 둔 것이었다면, 이번 혁신안은 당직자 선출과 공직자 선출 선거에서 당내 민주주의를 완성하고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키는 등 당내 혁신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오늘 발표된 혁신안 중 일부는 지금 당장 시행할 수도 있겠고, 일부는 당헌이나 당규를 개정하거나 여야 협상을 통해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들도 있다”며 “주당은 지난 두 번에 걸쳐서 발표된 혁신안과 오늘 발표된 혁신안이 하루 빨리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민주당 ‘상향식 공천’… 어떻게>

한편, 민주당이 새누리당과 마찬가지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를 유지되 같은 목소리로 내놓고 있는 ‘상향식 공천’을 어떤 형태로 실행할 것인지에 새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가초단체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은 기존의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방식으로 하되 비율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기초의원 공천은 어떤 형태로든 당협위원장(새누리당)과 지역위원장(민주당)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초단체장 경선의 경우, 특정 장소에서 실시하는 이른바 ‘체육관(강당) 경선’을 한다손치더라도 평일이건 주말이건 일반 시민들의 관심은 줄어들 수밖에 없어 결국은 당심(黨心)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여론조사 역시 그동안 2개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실시하는 조사 결과 역시 숱한 부작용을 낳았다는 점에서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개방형 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과 민주당에서 언급한 ‘혁신적 상향식 공천’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이냐를 제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