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라당 심재철 최고위원(4선·안양 동안을)은 1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로운 도로명 주소 체계가 문제가 참 많다”며 “전면 재검토를 하든지 도로명 주소에 동 이름을 추가해 쓰는 절충방식을 검토하든지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가장 큰 변화는 사람들에게 친숙한 동(洞) 이름이 사라지는 것으로, 동 이름이 사라지면 동 주민들이 가지는 동네의식, 동질성 내지는 정체성이 약화되고 혼란스러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 예로 “자신이 사는 안양시 호계3동 새마을부녀회와 호계2동 새마을부녀회는 이름으로 구분되고 같은 동의 단체 소속이라는 소속감이 있지만, 새 주소는 동 이름이 없는데 앞으로 무엇이라고 부를 것인가. 또 동사무소인 주민센터는 그대로 두는가, 없애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새 주소로는 위치를 가늠할 수 없다”며 “국회대로의 경우, 서강대교에 부터 파천교를 건너 목동을 통과하고 강서구 화곡동을 거쳐 경인고속도로가 시작되는 양천구 신정동까지 8.4Km가 모두 동 이름은 사라지고 국회대로 ○○라는 숫자뿐인데, 위치 개념에서 화곡동, 신정동이 국회와 무슨 상관인가”라고 꼬집었다.

심 최고위원은 “동 이름이 사라진다는 것은 동 이름이 가진 문화유산과 역사성도 사라지는 것”이라며 “종로구 재동은 잿골이 변한 이름으로 조선 초기 역사가 담겨 있고, 인덕원·퇴계원 등의 원(院)은 옛날 숙소와 주막이 있던 곳이지만 새 주소로 이같은 역사는 사라질 것이고 말죽거리나 마장동이라는 이름의 유례나 문화유산도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혼란은 부동산 계약할 때도 나타난다”며 “부동산 주소는 종전의 지번 주소 그대로지만 거래 당사자의 주소는 도로명 주소인데, 집을 팔고 나간다면 건물은 같은데 부동산 지번 주소와 파는 사람의 거주지 도로명 주소가 서로 달라 지번 주소와 도로명 주소 두 개를 병행해야만 혼란이 막아지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4천억원을 들였다는 도로명 주소 체계가 주는 플러스 효과는 보이지 않는 반면, 마이너스 효과는 너무도 분명하고 가시적이어서 비경제 효과는 4천억원을 훨씬 넘을 것”이라며 “도로명 주소가 시간이 지난다고 정착이 될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