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국 13개 권역별 순회 경선이 모바일투표 방식에 대해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 등 이른바 ‘비(非) 문재인’ 후보진영에서 문제를 제기, 경선 보이콧을 시사하는 등 적지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경선 파행의 발단은 현행 모바일투표 방식에서 비롯됐다. 선거인단이 기호 1~4번 후보의 이름을 다 들은 뒤 투표를 해야 하고, 후보를 거명하는 안내 메시지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지지후보 번호를 찍은 뒤 전화를 끊으면 무효표로 처리되도록 돼 있다.

이같은 모바일투표 방식에 대해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 등 ‘비문(非文·비문재인)’ 후보들은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기호 순으로 정세균(1번)·김두관(2번)·손학규(3번) 후보 지지자의 경우 안내 메시지가 종료되기 전에 투표를 하고 전화를 끊으면 무효표로 처리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반면, 기호 4번인 문재인 후보는 이같은 무효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주장이다.

‘비문’ 후보들은 모바일투표 시스템의 전면 수정, 미투표로 처리된 투표의 유효표 전환,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면 미투표 처리된 선거인단 전원에 대한 재투표 실시, 지난 15~16일 투표가 끝난 전국 권리당원 모바일투표의 원천 무효화 및 재투표, 모바일투표가 완료된 울산은 문제가 시정될 때까지 투표 결과 봉인, 26일부터 진행될 강원도 모바일투표의 즉각 중단, 모바일투표 기록 전반에 대한 검증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비문’ 후보들은 제주 경선 투표율이 55.3%로 예상보다 낮은 투표율을 기록한 것도 이같은 모바일투표 방식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비문’ 후보들은 모바일투표 방식을 변경해야 하며, 이미 시행된 권리당원과 제주 모바일투표 재실시, 울산 경선 연기를 요구하고 있다.

‘비문’ 후보들은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6일 울산지역 경선을 비롯해 향후 경선 일정 보이콧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당 선관위는 현행 모바일투표 방식은 6.9 전당대회 때도 똑같은 방식이 적용됐고, 후보 기호도 추첨으로 정했기 때문에 특정후보 편들기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26일부터 시작되는 강원도 모바일투표부터는 ‘후보 이름을 다 듣기 전에 투표하고 전화를 끊으면 기권 처리된다’는 안내 메시지를 추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비문’ 후보 진영에서는 모바일투표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으면 불공정한 경선룰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경선 참여는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비문’ 후보들은 일단 울산지역 경선의 합동연설회까지만 진행하기로 했으며, 현장투표를 진행하지 말고 모바일투표 결과도 잠정 유보해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으며, 이미 실시된 권리당원 투표와 제주와 울산 모바일투표는 소급 시정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이 대선 경선 흥행 및 후보 경쟁력을 높이는 ‘엄지 혁명’을 위해 도입한 모바일투표 방식이 어떻게 결론이 날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