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건표 부천시장이 지난 155회 임시회(10월13~21일) 파행으로 인해 산회된 것과 관련해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과정에서 있었던 불미스런 일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의회와 집행부간 서로 존중하고 부천시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14일 밝혔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개회된 제157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장에 출석해 시정질문 답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홍 시장의 이날 답변은 155회 임시회 파행과 관련해 김관수 시의원(기획재정위원장)이 시정질문 통해 공식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김관수 시의원은 앞서 지난 7일 시정질문을 통해 지난 155회 임시회에서 자신의 시정질문 모두 발언 내용을 상기시키면서 부천시장이 시민의 대의기구인 의회를 용서할 수 없다고 발언할 수 있는 관련 법조항을 밝혀 주고, 규정이 없다면 의회를 경시하고 모욕을 준 무소 불위적 시장의 발언에 대해 시민과 의회에 정중한 사과를 요구했었다.

홍 시장은 이에 대해 “지방자치법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과 운영, 권한과 의무, 그리고 지방의회와의 관계 등이 규정돼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시민들의 복리 증진과 지방자치 행정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라며 “이러한 제도적 장치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시의 정책에 대해 인지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면서 지난 155회 임시회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불미스런 일”로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의회와 집행부간 서로 존중하고 부천시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한발 물러서며 화해의 메세지를 보냈다.


◆제155회 임시회 시정질문 답변 과정서 무슨 일 있었나?
김관수 시의원(기획재정위원장ㆍ민주당)은 지난 제155회 임시회에서 시정질문 모두 발언을 통해 지방의회가 법률적 권한으로 안건을 심의하고 예산을 심사하는 법률로 정해진 의회 권한적 행위에 대해 본인(홍건표 시장)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의회를 폄훼하고 부천시의회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김 시의원은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법에서 정한 법률적 권한을 갖고 의정활동 및 안건 심의 및 예산심사를 통해 집행기관인 부천시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법률적 행위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부천시장께서는 공식 행사에서나 사석에서 또는 간담회 등 모임에서 의회가 시정을 발목잡고 있다는 등 노골적으로 의회를 수차례 비방을 했다”고 지적하며 “지방자치법에서 정한 집행기관의 관리자로서 올바르지 못한 행위로 인해 시민의 대의기구인 의회를 경시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며 정중한 사과를 요구했다.

답변에서 나섰던 홍 시장은 답변서 외에 보충자료를 의원석에 배포한 것에 대해 위장의 사전 허가없이 배포한 것은 의회 회의규칙에 위배된다며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에 항의하며 발언권을 줄 것을 요구하며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의회에서는 의원총회를 열어 시장에 관한 답변서는 서면으로 대체키로 하고 시정질문 답변에 대한 보충질문을 위해 본회의를 속개하고 시장 및 관계공무원 출석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불응하면서 답변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각 상임위원회에서 예비 심사된 모든 안건이 처리되지 못한 채 155회 임시회는 산회됐었다.


◆부천시의회 본회의장은 누구를 위한 신성한 장소인가?
문제는 부천시의회나 시집행부 모두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주는 본회의장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부천시의회 본회의장은 시의원들을 위한 신성한 장소가 아니라 부천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부천시 발전을 위해 치열하게 갑론을박을 벌이며 상충된 의견을 좁히기 위한 생산적인 열린 토론이 있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의원들에게 듣기 거북한 발언이 나온다고 해서 발언을 중지시키거나 퇴장하는 등 일방독주 행태가 자리잡은 것도 사실이다.

시집행부에서 시의회를 향한 발언이 다소 거칠고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충분히 듣고 거기에 대해 충분히 반박하는 순서가 있을진댄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열린 의회가 아닌 닫힌 의회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쪽에서는 일방적으로 질문을 던져놓고, 다른 한쪽에다가는 발언할 기회를 인색하게 준다면 그것 또한 본회의장에 상존하는 횡포일 수 있다는 점을 곰곰히 되새겨 봐야 할 때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재선급 이상 지방의원이 되면 시민 보다는 개인을 위한 의정활동에 치우치는 경우가 많아지고, 민선시장과 시의회 관계는 너무 지나치지 않게 적당한 긴장감이 있을 때 지역사회가 올바르게 굴러가지, 이것저것 다 들어준다면 부천시 행정이 어디로 가겠느냐”고 일침하는 말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내년 6월2일은 부천시의회 본회의장 의석을 채우고, 본회의장에 출석해 부천시 살림살이와 정책 등에 관한 의견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하는 부천시장을 뽑는 날이다. 잘 뽑아야만 부천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치열한 논쟁이 오가는 모습을 부천시민들이 흡족해 하며 지켜볼 것이다.

이 참에 부천시의회 본회의장에서의 시정질문 답변도 즉석해서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인쇄된 것을 미리 받아보고 읽는 것을 지켜보는 시의원들이나, 답변서를 미리 작성해 놓고 그 반응을 살피는 시집행부나 모두 김 빠지기는 매 마찬가지 아닌가. 그래야 지역언론에 나온 복사판을 되풀이하지 않고 시정 공부도 좀 할 것같고 통계자료나 수치에 의존하다시피하는 질문 수준도 좀 높아질 것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