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유치를 위해 25일부터 중국 방문에 나선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베이징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향해 북한의 3대 세습과 인권 탄압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개혁ㆍ개방을 요구했다고 이날 경기도 대변인실이 밝혔다.

도 대변인실에 따르면 김 지사는 이날 오후 3시30분 중국 베이징 칭화대 인문사회과학원 초청으로 열린 ‘한중 우호와 협력으로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자’는 제목의 특강에서 “현재 북한은 어린이를 비롯해 수백만명의 국민이 굶주리고 있으며 수십만명을 정치범 수용소에 가둔 채 역사상 유례가 없는 3대 세습왕조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전 세계가 서로 문을 활짝 열고 협력하고 있는데, 북한이 자기 혼자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주민들을 굶기고 고문하고, 3대 세습에만 몰두하고, 군사 도발을 계속하는 한 북한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북한이 더 이상 군사적 모험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정치범 수용소 폐쇄와 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해 조속히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어, 김 지사는 “지금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일곱 번째로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개혁ㆍ개방 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중국의 성공 모델로 개혁ㆍ개방을 해서 북한 주민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바란다”고 주문하고 “국민이 살아야 지도자도 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비판에 이어 김 지사는 중국에 대해서도 우려 섞인 메시지를 보냈다. 김 지사는 “북한의 천안함 테러로 대한민국의 젊은 장병 46명이 희생됐고 한국전쟁 이후 최초로 대낮에 대한민국 영토인 연평도에 수백발의 포탄을 퍼부어 4명의 목숨을 앗아 갔다”며 “대다수 한국 국민들은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서 보여준 중국 정부의 태도가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인지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천안함 사건은 국제 조사단의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북한에 의한 테러임이 명백하게 드러났는데도 북한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중국을 보며 많은 한국 국민들은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이 세계 중심국가로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와 함께 “이제 한국 뿐 아니라 중국 등 국제사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는 한편, “현재 논의 중인 한중 FTA 체결에 대해 양국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지사의 이날 특강은 칭화대학교 인문사회과학원 초청으로 이루어졌으며 특강에는 류쓰성(劉世生) 인문사회과학원 부원장과 교수, 대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로 개교 100주년을 맞는 중국 칭화대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비롯한 주요 지도자들을 배출한 중국의 명문 대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