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박영수 특별검사팀’(특검)이 14일 오후 6시20분쯤 국내 최대 기업 삼성의 총수인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특검은 첫 영장 기각 후 다시 영장을 청구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신병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검이 출범한 후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것은 최경희(55) 이화여대 전 총장에 이어 두번째이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와 함께 최지성 부회장 등 피의자로 입건된 임원 4명 가운데 최순실(61ㆍ구속기소) 씨의 지원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박상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도 청구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는 16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의 심리로 이루어질 예정이어서 구속 여부는 16일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에 앞서 3주 동안의 보강수사를 통해 법원이 지적한 문제를 충분히 보완해 어제(13일) 오전 이례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을 두 차례나 불러 15시간 고강도 조사를 벌였고, 이 부회장을 14일 새벽 1시께 돌려보낸 지 17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법원이 앞서 지난달 19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주된 기각 사유로 뇌물죄의 요건인 대가성과 부정한 청탁에 대한 조사가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이에 따라 특검은 추가 조사에서 최순실 씨에 대한 지원 대가를 ‘합병 찬성’에서 경영권 승계작업 전반으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의 순환출자 문제 등 합병 이후 후속 조치와 관련된 특혜 의혹과 삼성이 최 씨측을 몰래 지원하기 위해 이른바 ‘말(馬) 세탁’을 했다는 의혹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이 지적한 또 다른 문제인 뇌물 수수자 조사와 관련해서도 지난 9일 최 씨를 상대로 뇌물 혐의를 추궁해 최 씨가 묵비권을 행사했지만, 일단 최 씨의 피의자 조서를 작성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이루어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특검은 청와대 측이 먼저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점을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은 관련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특검과 삼성 측간에 16일 영장실질심사에서 불꽃튀는 법리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어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여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가 다시 법원 판단에 맡겨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