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넷째주 토요일이자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열린 9차 촛불집회에 7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1천500여개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 연대 모임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ㆍ약칭 퇴진행동ㆍ바로 가기 클릭))’에 따르면 ‘있는 곳은 달라도 우리의 소원은 퇴진’이란 명칭으로 열린 이날 9차 촛불집회는 오후 8시30분 기준 주최 측 추산 서울 광화문 광장에 60만명(경찰 추산 3만6천명), 부산과 광주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는 10여만명(경찰 추산 1만7천명) 등 전국에서 70만여명이 운집했다.

이날 9차 촛불집회는 오후 5시가 조금 넘어서 시작된 본집회에서 참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 ▲황교안 권한대행 사퇴 ▲헌법재판소의 신속한 탄핵 인용 등을 촉구했다.

본집회에서는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는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 오후 6시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촛불 및 주변 빌딩에서 1분 소등 퍼포먼스가 열렸으며, 세종로 종합청사 건물 상단 벽면에 레이저로 ‘박근혜 구속 조기 탄핵’이란 글씨를 띄우기도 했다.

본집회를 마친 집회 참가자들은 지난주 8차 촛불집회와 같이 청와대·총리공관·헌법재판소(헌재) 방면으로 행진을 벌이며 ‘즉각 퇴진, 조기 탄핵’ 등을 외쳤다.

법원은 지난 주말에는 헌법재판소 100m 앞까지 행진을 허용했는데 이날은 200m 앞까지만 허용했으며, 집회 참가자들은 헌재 앞에서 조기 탄핵을 촉구하며 뿅 망치를 두드리는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행진을 마친 뒤 광화문 광장으로 재집결해 가수 연영석, 성악가 루이스 초이, 서울재즈빅밴드 등의 공연을 선보인 ‘하야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즐겼으며, 시민들의 캐럴 ‘노가바’ (노래가사 바꿔 부르기) 공연도 열렸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ㆍ바로 가기 클릭)을 비롯한 50여개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보수단체 50여개 참여하는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의 6차 맞불집회도 열렸다.

탄기국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중구 정동 대한문 앞에서 촛불집회와의 세를 경쟁한다는 의미로 ‘누가 누가 잘하나’라는 명칭으로 맞불집회를 개최, 태극기와 ‘탄핵무효’ 피켓을 들고 탄핵 기각 등 박 대통령을 옹호하는 구호를 외쳤다.

탄기국은 대한문부터 한국은행 구간을 왕복 행진한 뒤 오후 7시부터 2부 집회를 열었으며, 주최 측은 160만명이 모였다고 발표했지만 경찰 추산 인원은 1만5천명으로 집계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는 진보진영의 9차 촛불집회와 친박성향 보수단체의 맞불집회가 열었지만 우려했던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은 채 평화적으로 열렸다.

경찰은 이날 180개 중대 1만4천명의 경력을 배치하고 양 측을 차벽으로 분리해 물리적인 충돌을 막았다.

경찰은 이번에도 전국적으로 연행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마지막 날이자 주말인 31일에도 퇴진행동의 10차 촛불집회와 탄기국의 7차 맞불집회가 열린다.

퇴진행동은 더 큰 규모의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고 이에 맞서 탄기국도 상당한 인원을 동원한 맞불집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2016년 붉은 원숭이 해 병신년(丙申年)을 보내고 2017년 붉은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이하는 제야(除夜) 길목은 촛불과 맞불이 맞붙어 불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