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심리에 착수한 가운데 12월의 셋째주 토요일인 17일 오후 서울을 비롯해 전국 주요 도시에서 8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 2번째로 전국 1천500여개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 연대 모임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ㆍ약칭 퇴진행동ㆍ바로 가기 클릭)’가 주최한 이날 촛불집회에는 광화문 광장 등 서울 도심에 주최측 추산 65만명(경찰 추산 6만명)과 부산 5만명ㆍ광주 3만명ㆍ대전 1만명ㆍ울산 7천명ㆍ대구 5천명ㆍ전남 5천명ㆍ전주 3천명ㆍ제주 2천500명 등 지방 주요 도시에 12만명(경찰 추산 1만7천명) 등 77만명(경찰 추산 7만7천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최 측인 퇴진행동은 이날 촛불집회에서는 이전 집회와 달리 사전 행진은 하지 않고 오후 4시 광화문 광장에서 ‘퇴진 콘서트 물러나쇼(show)’ 문화행사를 연데 이어, 오후 5시 ‘끝까지 간다! 박근혜 즉각 퇴진 공범처벌·적폐청산의 날’이란 행사 명칭으로 본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특히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계속되는 가운데, 새롭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 사퇴’와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심판 인용’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오후 6시30분부터 진행된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행진도 법원이 허용한 청와대를 비롯해 총리 공관과 헌법재판소 등 크게 3개 코스로 나눠 4개 경로로 진행됐다.

청와대 방향 행진은 지난 7차 촛불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법원이 허용한 청와대에서 100ｍ 떨어진 효자치안센터 앞은 오후 5시30분까지, 팔판동 126맨션 앞까지,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 등 청와대에서 200~400여m 떨어진 곳까지 행진을 했고, 총리 공관은 우리은행 삼청동 영업점 앞(100m 지점)까지, 헌법재판소 행진은 안국역 4번 출구 앞(100m 지점)까지 행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박근혜 즉각 퇴진’, ‘황교안 사퇴’, ‘헌재 탄핵’ 등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고, 세월호 유족들은 304개의 구명조끼를 입고 총리 공관으로 행진했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클로스 복장의 청년 산타들이 등장해 회에 참가한 아이들에게 책과 방한용품 등을 선물했다.

퇴진행동은 오후 6시39분께 1분간 소등 행사를 펼쳐친 가운데 8주째 주말마다 열린 집회로 인한 참가 시민들의 피로감과 영하의 추운 날씨를 고려해 오후 9시께 집회를 마무리하고 해산했다.

◆‘탄핵 무효’ 맞불집회도 열려

‘박사모(박근혜를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ㆍ바로 가기 클릭)’를 주축으로 50여개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보수단체가 참여하는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도 이날 오전 11시부터 헌법재판소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종로구 안국역 앞 삼일대로 일원에서 ‘지키자 헌법재판소! 가자 청와대!’라는 명칭으로 ‘탄핵 무효’를 주장하는 맞불집회를 개최했고,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과 이후현 의원도 참석했다.

보수단체 맞불집회 주최 측은 집회 참석자를 51만명(경찰 3만명)으로 추산했으며, 맞불집회의 참가자 수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며 ‘탄핵 무효’와 ‘헌재 기각’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기 시작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은 오후 1시부터 태극기와 장미꽃을 들고 청와대 방면으로 거리행진을 진행해 청와대 인근 국립민속박물관 앞까지 이동한 뒤 박 대통령에게 바치는 장미꽃을 놓고 안국역 사거리로 돌아왔다. 오후 2시는 정부서울청사 앞 세종로 소공원에서는 보수단체 엄마부대봉사단 회원들(경찰 추산 1천500명)이 탄핵 무효 국민총궐기 대회를 열기도 했다.

주최 측인 탄기국은 지난 12일부터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탄원서 1000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50만명의 서명을 받은 1차 청원서를 오는 19일 오후 헌법재판소에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촛불집회와 맞불집회는 행진 경로와 구간이 일부 겹치면서 충돌 우려도 제기됐으나 시간대가 서로 달라 별다른 마찰없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경찰은 광화문 광장 등 서울도심에서 8차 촛불집회와 보수단체 6차 맞불집회에 대비해 이날 현장 주변에 228중대 1만8천여명을 집회 현장 곳곳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번에도 단 한 명의 연행된 시민이 없이 평화로운 비폭력 집회로 마무리됐다.

한편, 양측은 크리스마스(성탄절) 이브인 오는 24일에도 각각 9차 촛불집회와 7차 맞불집회를 개최할 예정이고, 2016년 원숭이의 해 병신년(丙申年) 마지막날인 31일에도 집회를 열 것으로 예상돼 제야(除夜) 행사를 감안할 때 붉은 닭의 해인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도 촛불집회와 맞불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어수선한 정국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