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다음날인 10일 열린 첫 주말 촛불집회에 전국에서 100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별다른 불상사없이 평화적으로 진행됐다. 지난 10월29일 1차 주말 촛불집회 이후 매주 주말마다 진행된 7차 촛불집회까지 경찰과 물리적 충돌 및 폭력 사태가 단 한번도 발생하지 않는 평화적 집회가 이어졌다.

민주노총 등 1천500여개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 연대 모임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ㆍ약칭 퇴진행동ㆍ바로 가기 클릭)’은 10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7차 촛불집회 ‘박근혜정권 끝장내는 날’에는 광화문 광장 등 서울 도심에 80만명(경찰 12만명)이 운집했고, 부산 10만ㆍ광주 7만 등 지방 주요 도시 80여곳에 열린 촛불집회에도 주최 측 추산 24만명(경찰 4만명)이 참가해 전국적으로는 104만명(경찰 16만명)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7차 촛불집회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재적의원 300명 중 찬성 234명, 반대 56명으로 당초 예상보다 압도적으로 통과(가결)된데다 영하의 추운 날씨인데도 100만명이 넘게 참여해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하야’ 등을 촉구하는 촛불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는 것으로 보여주었다.

이런 가운데 7차 촛불집회는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진행됐던 1~6차 촛불집회와는 달리 국회의 대통령 탄핵 후 처음으로 열려 집회 참가자들은 국회의 대통령 탄핵에 대한 축하의 기쁨을 공유하며 축제분위기 속에 진행됐고, 주최 측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도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폭죽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주최 측과 집회 참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사퇴와 하야, 검찰 수사 및 구속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잦아들지 않았고,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 심판을 촉구하는 구호가 나오기 시작했다.

또 이번 7차 촛불집회에서도 지난 3일 6차 촛불집회와 마찬가지로 청와대 100m 앞까지 행진을 허용해 오후 1시부터 5시30분까지 진행됐고, 오후 6시부터 본집회에 이어, 오후 7시30분부터 진행된 2차 행진은 종로, 서대문, 청운동길 등 7~8개 경로를 통해 실시돼 청와대 200m 앞까지 허용됐다.

또한 이날 촛불집회에서도 지난달 25일 5차 촛불집회에서 오후 8시에 세월호 7시간의 비밀을 풀자라는 의미의 메세지를 담아 1분간 소등행사를 선보여 이후 6차 촛불집회부터 오후 7시 정각에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1분 동안 촛불을 끄는 소등행사가 열려 촛불집회의 대표적인 퍼포먼스가 됐다.

이날 7차 촛불집회가 열린 광화문 광장에서는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높이 8m의 대형 촛불이 등장했기도 했다.

촛불집회 주최 측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번 7차 촛불집회에 대해 “국민들의 1승이다. 우왕좌왕하던 정치권을 촛불이 바로 세웠고 탄핵 가결로 나타났다”며 “(박근혜 대통령) 조속한 즉각 퇴진과 공범 처벌을 위해 계속 나아갈 것이며, 지금까지 진행되던 매일 촛불과 주말 광화문 집회는 지속되고, 탄핵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밝혔다.

7차 촛불집회에 경찰은 228개 중대 1만8천여명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집회 참가자들과 물리적 충돌이나 폭력사태 등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평화적으로 집회가 마무리돼 지금까지 촛불집회로 경찰에 연행된 집회 참가자는 단 한 사람도 없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지난 10월29일 1차 주최 측 추산 2만명(경찰 9천명)으로 처음 열렸고, 11월5일 2차 20만명(경찰 4만5천명), 11월12일 3차 100만명(경찰 26만명), 11월19일 4차 95만명(경찰 26만명), 11월26일 5차 190만명(경찰 33만명), 12월3일 6차 232만명(경찰 42만명), 12월10일 7차 104만명(경찰 16만명)으로 집계돼 1차부터 7차 촛불집회까지 집회 참가자 수는 연인원은 743만명(경찰 148만4천명)에 달한다.

주최 측과 경찰의 인원 집계에 있어서 매번 차이가 나고 있는 것은 누적 인원으로 계산하느냐, 특정시점 인원을 계산하느냐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주최 측에서는 당일 집회 현장에서 도중에 빠져나간 인원까지를 포함한 누적 인원을 계산하고, 경찰은 특정 시점에 최다 인원을 계산하고 있다.

한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단체들도 이날 오전 11시부터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주최측 추산 30만명(경찰 4만명)이 모인 가운데 맞불 집회를 열고 ‘태국기 흔들면 촛불은 꺼진다’, ‘억지탄핵 원천무효’ 등의 피켓을 들고 박 대통령 탄핵 가결에 반발했으며, 오후 1시부터는 대학로 마로니에 광장 앞까지 행진한 후 2차 집회를 열었으며, 20여명의 보수단체 회원들은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행진 경로인 효자동 일대에서 태극기를 들고 ‘박근혜 탄핵 반대’를 외치다가 충돌을 막기 위해 나선 경찰의 제지를 받고 현장을 떠나면서 양측 집회 참가자들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