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지난 주말(12일) 촛불집회와 마찬가지로 19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제4차 범국민 행동’ 집회 참가자들의 행진을 청와대 근처인 율곡로와 사직로, 경복궁역 사거리까지 허용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국현)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ㆍ약칭 퇴진행동ㆍ바로 가기 클릭)’ 측이 어제(18일) 서울종로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7건의 집행정지 신청과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1건의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청와대 인근 행진 제한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법원은 경복궁역 로터리에서 자하문로를 따라 올라가 서촌 방향인 정부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돌아 나오는 행진 구간과 북촌 방향인 삼청로를 따라 올라가 재동초등학교와 안국역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이날 오후 3시부터 5시30분까지만 허용하고 이후에는 행진을 불허했다.

다만, 청와대에서 200ｍ 떨어진 신교동 로터리(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까지 행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퇴진행동 측은 청와대 방면 내자교차로와 안국교차로 등 총 8개 경로로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행진 경로에는 청와대에서 왼쪽으로 약 200m 떨어져 있는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와 청와대 오른쪽 방면 진입로인 삼청로도 포함됐다.

하지만 경찰은 내자교차로와 율곡로 남단 앞쪽까지만 행진을 허용했고, 국민행동 측은 경찰의 집회 조건통보 처분 취소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경찰이 행진을 금지한 구간은 청와대로 들어가는 길목인 율곡로부터이지만, 법원의 허용 결정으로 율곡로까지 행진을 진행하게 됐다.

이에 따라 19일 오후 6시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되는 ‘제4차 범국민 행동’ 집회가 끝나는 오후 7시30분쯤 시작된 8개 경로의 도심 행진에서 청와대에 최대한 인접할 수 있는 지점은 경복궁역 사거리부터 삼청동 진입로인 동십자각 사거리이다.

경찰은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의 4차 집회에 202개 중대 1만8천명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253개 중대 2만2천500명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원은 지난 12일 민중총궐기투쟁본부(투쟁본부)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4건의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전부 받아들여 내자동 로터리까지 집회 참가자들의 행진을 허용한 바 있다.

투쟁본부는 지난 9일 ‘박근혜 퇴진 촉구 국민 대행진’이란 이름으로 서울광장에서 시작해 경복궁역 교차로에서 모이는 4가지 경로의 행진을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은 경복궁역까지의 행진을 제한하고 조건통보를 했다.

이에 투쟁본부는 법원에 “옥외집회 금지통고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본안 소송을 내면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함께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김정숙)는 지난 12일 “이 사건 집회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기존의 집회들과 동일 연장선상에 있다”며 “집회의 행진 경로가 (청와대 근처인) 사직로ㆍ율곡로를 포함하게 돼 교통불편이 있을 수 있으나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 내의 불편이고, 집회 예고 등으로 인해 실제로 도로를 통해 다니려는 인원이 많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