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국정 농단 의혹을 받으며 온나라를 떠들썩 하게 만들고 있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 씨를 31일 밤 11시57분께 긴급 체포했다.

최씨는 1일 오전 1시께 서울중앙지검을 나와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검찰이 긴급 체포 사유로는 최씨가 각종 혐의를 일체 부인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고 , 이미 국외로 도피한 사실이 있는데다, 주민등록상 주소지에 거주하지 않고 국내 일정한 거소가 없어 도주할 우려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씨가 극도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보여 석방할 경우 예기치 못한 상황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체포를 통해 신병을 확보한 뒤 추가 조사를 벌여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가 사형·무기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 인멸이나 도주할 우려가 있을 때 수사기관은 긴급체포할 수 있으며, 체포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

검찰은 이에 따라 최씨를 상대로 이틀간 추가 조사를 벌여 최씨의 범죄 혐의를 보다 명확히 밝혀낸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앞서 이날 오후 3시께 출석한 최씨를 상대로 800억원에 달하는 미르·K스포츠 재단의 강제성 모금 및 사유화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등 국정 농단 의혹,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의혹 등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최씨에 대한 조사는 각 의혹별 사안에 대해 수사를 맡은 검사들이 7층 영상조사실위 최씨를 상대로 강도 높게 추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변호인들의 입회 하에 비교적 차분하게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이날 검찰에 출두해 “국민 여러분 용서해 달라. 죄송하다. 죽을 죄를 지었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검찰 조사에서는 주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대기업들로부터 800억원의 달하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재단 출범 후에도 검찰의 내사 대상이 된 롯데그룹 등 약점이 있는 기업에 접근해 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기부금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또 민간인 신분으로 박 대통령의 연설문, 북한과 비밀 접촉 내용이 담긴 인수위 자료,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일정을 담은 외교부 문건, 국무회의 자료 등 청와대와 각 부처 문건들을 받아본 뒤 실제 청와대와 정부 업무에 영향력을 끼쳤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이다.

아울러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의혹, 정부와 공공기관 인사 개입, 독일로 자산을 이전하면서 외환거래법 위반 및 증여세 탈루 의혹 등에 따른 횡령 및 배임 등 범죄 혐의만 10여개에 달해 검찰 조사 결과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