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문건 등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박지만(56) EG회장(박근혜 대통령 동생)이 15일 오후 2시30분께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박 회장은 이날 권력 암투설 등을 묻는 취재진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검찰에) 들어가서 알고 있는 사실대로 이야기하겠다"고만 답변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정윤회 국정 개안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파문>

한편, 연말 정국을 강타한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파문은 지난 11월28일 세계일보가 입수한 청와대 내부 문건 내용을 단독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세계일보는 입수한 청와대 내부 문건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올해 1월6일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 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의 동향 감찰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이 보고서에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증권가를 중심으로 떠돌던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교체설과 같은 루머는 정윤회(59) 자신의 비선라인을 활용해 퍼트린 루머였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계일보는 문건 내용을 토대로 항간에 떠돌고 있는 권력의 숨은 실세라는 정윤회 씨가 개입했고, 이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이른바 ‘문고리 권력’ 3인방이 포함된 청와대 안팎 인사 10명이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그 근거로는 감찰 조사에서 정윤회 씨는 매달 두 차례 정도 서울 강남권 중식당과 일식집 등에서 만나 청와대 내부 동향과 현 정부 동향을 논의한 것으로 파악됐고, 이들 모임에는 소위 ‘비선 실세’로 불리는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을 비롯한 청와대 내부 인사 6명,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청와대 외부 인사 4명이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는 문건에 담긴 내용을 전했다.

세계일보의 보도는 현재 공식 직함이 없는 정윤회 씨가 자신과 가까운 청와대·정치권 내부 인사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등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세간의 ‘그림자 실세’, ‘숨은 실세’ 의혹이 사실임을 드러낸 것이어서 감찰 보고서에 대한 사실 여부와 더불어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세계일보의 단독 보도에 대해 청와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같은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세계일보에 나온 청와대 관련 보도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보도에 나오는 내용은 시중의 근거 없는 풍설을 모은 이른바 ‘찌라시’에 근거한 것으로 판단하고 당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청와대는 오늘 안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문제의 감찰 보고서는 청와대에서 파견 근무를 하던 경찰관 박관천(48) 경정이 작성해 지난 1월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에 보고했으며, 조 전 비서관은 직속 상사인 홍경식 당시 민정수석과 김기춘 비서실장에게도 보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경정은 보고서를 제출한 지 두 달 만에 일선 경찰서(도봉경찰서 정보과장)로 발령이 났고, 조 전 비서관도 지난 4월 청와대를 그만뒀다.

문건을 작성한 박 경정은 지난 4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조 전 비서관은 지난 5일 참고인으로 나와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이어 검찰은 지난 8일 박 경정에게 문건 작성 관련 내용을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박동열(61)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고 두 사람의 대질심문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에는 박 경정이 작성해 청와대에서 가져나온 문건을 몰래 복사해 유포한 혐의로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모 경위와 한모 경위를 체포해 조사를 벌였다.

지난 10일에는 ‘비선 실세’, ‘그림자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윤회 씨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정 씨는 검찰 조사에 앞서 취재진들에게 “이런 엄청난 불장난을 누가 했는지 또 불장난에 춤춘 사람들이 누군지 다 밝혀지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은 체포한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모 경위와 한모 경위에 대해 지난 1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해 이들은 지난 12일 풀려났다.

지난 13일 오후에는 검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은 뒤 구속영장 기각으로 풀려난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모(45) 경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문건 유출 경로를 밝히는 검찰 수사가 난관에 봉착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어, 정윤회 씨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회장이 15일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의 박 회장에 대한 조사는 세계일보가 박 회장에게 문건을 건네며 설명한 문건 입수 경위와 문건의 사후처리 과정, 입수한 문건에 ‘정윤 문건’의 포함 여부, 문건의 진위 여부에 대해 누구와 의견을 교환했는지, 지난 3월 시사저널이 보도한 정윤회 씨의‘박지만 미행설’ 관련 의혹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세계일보가 지난 1월6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작성된 동향보고서를 입수해 11월28일 단독 보도한 ‘정윤회 씨가 대통령 측근 비서관 3인(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으로부터 청와대 내부 동향 등을 보고받고 10명이 회동해 국정을 논했고,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설 등을 퍼뜨렸다’는 등의 보고서 내용의 진위 여부와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