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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칼럼] ‘어변성룡도(魚變成龍圖)’
“등용문… 과거시험 합격 염원 담았다면
오늘날엔 수능시험 대박 기원하는 그림…”  
더부천 기사입력 2014-10-30 22:35 l 부천의 참언론- The부천 storm@ 조회 11370


▲김혜경作 ‘어변성룡도(魚變成龍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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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한 마리가 물 위로 솟구쳐 오르고 있습니다. 꽉 다문 입에 힘을 잔뜩 주어 두 눈이 튀어나올 듯합니다. 온몸으로 물살을 이겨 내느라 지느러미는 바짝 곤두섰습니다. 수평선 끝에서는 붉은 해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멋진 수염, 길고 날씬한 몸매, 가지런하고 굵은 비늘을 보니 이 물고기는 잉어가 틀림없습니다.

‘어변성룡도(魚變成龍圖)’는 물 위로 튀어 오르는 잉어 그림입니다. 잉어 한 마리를 떠오르는 해와 함께 그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중국 황하의 상류에 용문(龍門)이라는 급류가 있습니다. 우리말로 풀어 보면 ‘용이 지나는 문’이라는 뜻입니다. 이곳은 워낙 높은 곳에서 물이 떨어지므로, 물소리가 마치 천둥 소리 같습니다.

봄이 되면 하류에 있던 물고기들이 산란과 부화를 위해 상류로 올라오는데, 이 길목에서 그만 주춤거리게 됩니다. 떼를 지어 물을 거슬러 올라오던 수천 마리의 물고기들은 너무 커다란 난관 앞에서 어쩔 줄 모릅니다.

이 물고기들 중에서 힘이 세고 용감한 잉어들이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를 타고 오르기 시작합니다. 자칫 방심하면 돌부리에 이마를 찧고 쓰러지기 쉽습니다. 옛 기록에 따르면, 꼬리로 물살을 가르며 있는 힘을 다해 용문을 오르는 잉어는 한 해에 겨우 칠십 마리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용문에 오른 잉어는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고 믿었습니다. 여기서 ‘용문을 오른다.’라는 의미의 ‘등용문(登龍門)’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겨났습니다. 바로 성공하기 위해 마침내 통과해야 하는 어려운 관문을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공부하는 선비들이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벼슬을 얻는 것을 ‘등용문’에 비유하였습니다. 여기서 잉어는 공부하는 사람이고, 용문을 지나는 일은 시험에 통과하는 것과 같습니다. 용이 된다는 의미는 곧 벼슬을 얻게 된다는 것을 뜻하지요. 붉은 아침 해는 어려운 난관을 뚫고 얻은 새 희망을 말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공부하는 데 힘쓴다면 어떤 어려운 관문도 뚫고 나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물고기 그림 하나에도 여러 가지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20세기에 들어서도 수험생들의 불안함은 다양한 합격 비방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태어난 연도에 발행된 10원짜리 동전을 지니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고, 거울(시험을 잘 보라)이나 포크(잘 찍어라), 휴지(술술 잘 풀어라) 등이 수험생 선물 목록에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시험 볼 때까지 영화를 짝수 번 보면 안 된다는 ‘금기사항’도 있었습니다. 여학생이 쓰던 방석을 깔고 앉아 시험을 보면 점수가 잘 나온다는 미신에 남학생들이 여학생 방석을 훔치기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1990년대 후반에는 한 자동차의 엠블럼 중 ‘S’자를 갖고 있으면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아서 입시철만 되면 전국적으로 손상된 엠블럼을 새로 붙이려는 차들이 줄을 서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요즘은 분위기는 예전보다 잠잠한 편입니다. 학교에서 떡을 준비해 수험생들에게 나눠주고, 선물도 핫팩 무릎담요 전자시계 등 시험을 볼 때 필요한 것들이 주를 이룬다고 하는데, 수능시험을 앞둔 수험생이 있는 가정에서는 수능 예비소집 후 ‘어변성룡도(魚變成龍圖)’를 보면서 마음을 차분히 가다듬으면 어떨까요?.

◇김혜경 <민화(民畵) 칼럼>을 연재하는 김혜경 작가는 부천시 소사구 송내1동 소재 삼성약국 대표 약사로 ‘부천의 약(藥)손, 행복 약사’로 29년간 활동하고 있으며,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제5대 부천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돼 행정복지위원회 간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지낸데 이어,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는 지역구인 부천시 바선거구(심곡본동·심곡본1동·송내1동·송내2동)로 출마해 재선에 당선돼 예산결산특별위원장과 후반기 부의장을 역임했으며,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는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꼽혔으나 민화(民畵) 보급을 위한 재단 및 박물관 설립과 가톨릭대학교 행정학 박사과정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문화정책 관련 박사학위 논문 준비 등 개인적인 충전의 시간을 갖기 위해 3선 도전을 접었다.

대구여고와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 약학과와 가톨릭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부천시 약사회 여약사 회장·부천고 학부모회 총회장·부천시 약사회 총회 부의장·경기도 약사회 보건정책단장·부천시 체육회 운영위원·(사)한국청소년지도자연맹 경기도협회 부회장·(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부천시지회 후원회 부의장·민주평화통일 부천시협의회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거나 활동중이며, 부천전통민화협회 회장을 맡아 이르면 내년쯤 민화 보급을 위한 재단 및 박물관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메일(9880kim@hanmail.net).

◇민화(民畵) 조선시대의 민예적(民藝的)인 그림으로, 생활공간의 장식을 위해, 또는 민속적인 관습에 따라 제작된 실용화(實用畵)를 말하며 조선 후기 서민층에 유행했다.

민화는 장식 장소와 용도에 따라 종류를 달리하는데 이를 화목(畵目)별로 분류하면 화조영모도(花鳥翎毛圖)·어해도(魚蟹圖)·작호도(鵲虎圖)·십장생도(十長生圖)·산수도(山水圖)·풍속도(風俗圖)·고사도(故事圖)·문자도(文字圖)·책가도(冊架圖)·무속도(巫俗圖) 등이 있다.
다양한 유형으로 이루어진 민화는 생활형식의 오랜 역사와 밀착돼 내용이나 발상 등에는 한국적인 정서가 짙게 내재해 있고, 익살스럽고도 소박한 형태와 대담하고도 파격적인 구성, 아름다운 색채 등으로 한국적 미의 특색을 강렬하게 드러내고 있어 연구자에 따라서는 민화를 우리 민족의 미의식과 정감이 가시적(可視的)으로 표현된 진정한 의미의 민족화로 보기도 할 정도로, 민화(民畵)는 민중들의 추구하고자 하는 희망과 생각을 그대로 반영해 우리 민족에게 뛰어난 상상력 및 창의력과 남다른 유머 감각이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가장 한국적인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민화(民畵)에는 순수함·소박함·단순함·솔직함·직접성·무명성·대중성·동일 주제의 반복과 실용성·비창조성·생활 습속과의 연계성 등의 특성이 잘 나타나 기복(祈福)·사랑·익살 그리고 변화와 균형, 대비와 조화 등을 표현해내는 멋스러움 등이 담겨져 있다.

이같은 민화(民畵)에 대한 관심이 요즘에는 크게 줄어들어 전통과 명맥을 이어나가는 일이야말로 점차 사라져가는 소중한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키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민화(民畵)를 시대적 흐름에 맞게 선보이는 노력 역시 꾸준히 이어져야만 우리의 생활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대중적인 실용화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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