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유 전 회장에 대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리고 장남 대균(44) 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12일 오후 ‘세월호 선주회사 및 사주 비리사건’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유병언 씨 일가는 청해진해운 등 세모그룹 계열사와 구원파 교회 등을 통해 최근 10여년 동안 1천700억여원을 횡령·배임하거나 탈세한 혐의가 드러났다.

검찰이 밝혀낸 유병언 회장의 범죄 혐의 액수는 횡령 및 배임 1천291억원, 증여세 포탈 159억원 등 모두 1천450억원에 달했고, 유씨는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내부 조직도에 회장으로 명시됐으며 월 1천500만원의 고문료도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유 회장이 지난달 21일 사망한 것으로 최종 확인되면서 검찰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이날 ‘공소권 없음’으로 처분했다. ‘공소권 없음’이란 피의자가 사망해 기소할 수 없고 검찰 수사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될 때 내려진다.

장남 대균 씨는 2002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청해진해운 등 계열사 7곳으로부터 상표권 사용료와 급여 명목으로 73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대균 씨는 세월호의 쌍둥이 배로 알려진 ‘오하마나’호 등의 상표권자로 자신을 등록해 놓고 상표권 사용료 명목 등으로 청해진해운으로부터 35억원 가량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유병언 씨 일가가 실체도 없는 자문료와 상표권료, 고문료 등의 명목으로 거액의 회삿돈을 지속적으로 빼돌린 점이 결과적으로 청해진해운의 부실로 이어져 세월호 참사의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유병언 일가 재산 1,244억 원을 동결 조치했다”며 “유병언이 사망했지만 차명 재산에 대해서 수사력을 집중해 이를 계속 추적하고, 유병언 일가의 해외 재산도 관계 부서와 협력하여 철저하게 환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유병언 회장의 계열사 경영 비리와 관련해 유 회장 일가 5명과 측근 5명, 청해진해운 및 계열사 사장 8명 등 18명을 구속 기소하고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아울러 유 회장 일가의 도피·은닉을 도운 혐의로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 11명을 구속 기소하고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 가운데 지난 4월21일부터 3개월 넘게 대균씨의 도피를 도우며 용인 오피스텔에서 함께 은신한 박수경(34) 씨도 범인은닉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로써 세월호 참몰사고가 발생한 4월16일 이후 검찰은 유병언 씨 일가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4월20일 이후 유 씨 일가와 측근 10명, 도피 조력자 13명 등 모두 34명(29명 구속, 5명 불구속)을 기소했다.

다음은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장 이헌상 차장검사의 ‘세월호 선주회사 및 사주 비리사건’에 대한 중간수사 결과 브리핑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