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는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해 16년만에 최악의 성적을 거둔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거취와 관련, 재신임하기로 결정했다.

홍명보 감독에 대한 유임 결정은 사퇴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능사가 아니며 한국 축구를 이끌 자산이 될 홍 감독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3일 오전 10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다목적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명보 감독에게 계속 대표팀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허 부회장은 “대한축구협회와 홍 감독은 국민 여러분의 질책을 달게 받겠다. 이를 겸허히 수용하고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겠다”면서 “다만 이 상황을 홍 감독 개인의 사퇴로 매듭짓는 것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므로 홍 감독을 계속 지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6월 최강희 감독(현 전북 현대)의 후임으로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으며, 계약기간은 2년으로 내년 6월까지로, 내년 초 열리는 아시안컵을 마친 후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 당초 계약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국내 축구팬들의 여론이 악화돼 사퇴와 유임 여부를 놓고 찬반 논란이 제시된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는 집행부 회의를 통해 홍 감독에게 계속 사령탑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국민들의 희망이 되겠다며 브라질로 떠난 대표팀이 국민 여러분께 실망 안겨드려 이 자리 빌려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에 대한 질책은 달게 받겠습니다. 이를 겸허히 수용하고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겠습니다.

다만 협회는 이 상황이 홍 감독 개인의 사퇴로 매듭 지어지는 것은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책임을 홍 감독에 떠넘기는 것은 옳지 않고 홍 감독을 계속 신뢰하고 지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월드컵 조별예선 벨기에전이 끝난 후 홍 감독은 황보관 기술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귀국 후 정몽규 회장과 홍 감독이 면담하는 자리에서도 재차 월드컵 결과를 책임지고 사퇴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정 회장은) 협회 집행부회의에서 논의한 내용을 말씀하시며 사퇴를 만류했습니다.

협회는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준비하는데 1년이라는 부족한 시간을 부여한 협회의 책임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사퇴만이 능사가 아니라 이번 경험을 거울삼아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잘 이끌어달라며 (홍 감독의 사퇴를) 만류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은 홍 감독이 선수로서, 감독으로서, 한국축구에 남긴 기쁨과 희망을 잘 알 것입니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목표로 한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실패를 교훈삼아 우리 대표팀을 잘 이끌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저를 포함한 협회 임직원은 월드컵 결과에 대한 큰 실망감에 깊이 공감하며 책임을 무겁게 느깝니다. 비난과 질책을 마음에 새기고 한국축구가 진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