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은 최근 박명호(60) 전 부천시설공단 이사장이 부천시 기획재정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관내 상수도 관련업체 대표로부터 35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박 전 이사장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관련업체 대표 홍석인(49)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홍 씨는 지난해 3월 임기 3년의 제11대 부천시 새마을회장으로 취임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감사원에서 지방자치단체 취약분야 업무처리 실태 감사를 실시한 결과, 부천시에서는 ‘노후 상수도관 부당설계 및 검사 업무 태만’으로 징계 요구와 ‘노후 상수도관 개량공사 준공금 과다지급 등 관리 부적정’으로 시정요구 및 통보 조치가 같은해 연말에 통보됐고, 감사원은 이같은 감사 결과를 지난 1월10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바로 가기 클릭)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 2009년 3월부터 2012년 7월까지 노후 상수도관 개량공사 설계·시공업무를 담당한 부천시 맑은물청소사업소(현 환경도시사업단) 팀장 2명이 환경부로부터 2010년 1월12일 환경신기술 인증받은 CSU공법을 같은해 3월 노후관 개량공사에 처음 적용했으나, 다른 공법에 비해 적용공사비가 최대 21% 고가이고 유지관리에 대한 다료나 경험이 없는데도 막연히 다른 공법보다 유리할 것으로 판단해 4건의 공사를 발주해 최소 8천400만원, 최대 3억1천339만원 만큼 예산이 추가 소요됐고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었으며, 합침튜브 자재비 8천988만원과 공사비 1억443만원과 2천500만원을 과다 지급했다며 징계를 요구했고, 부천시에 대해서도 2010년 4월 관련업체와 3억3천192만원에 계약을 맺고 총 8건의 공사에 대해 ‘CSU공법’을 적용해 자재비 1억4천898만원과 공사비 1억4천947만원 등 과다 지급된 2억3천305만원을 회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업체로부터 제출받은 각서에 따라 회수할 것을 통보한 바 있다.)

부천시설공단 이사장으로 근무하던 박 전 이사장은 감사원의 감사 발표가 나기 전에 지난해 1월3일 공단 이사장에서 물러나면서 이 문제는 일단락 되는 듯 했으나, 박 전 이사장과 홍씨와의 관련 의혹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부천원미경찰서에서 두사람을 상대로 수사를 벌였고, 경찰은 범죄사실이 인정된다며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지난 4월에 검찰(인천지검 부천지청)에 송치했다.

이어, 검찰에서는 지난달 31일 박 전 이사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불구속 구공판·피의자의 죄가 인정되고 징역형에 처하는 것이 상당한 경우에 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처분)했고, 홍석인 씨는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불구속 구공판)했다.

이들 두사람의 혐의는 2008일 3월5일부터 2010년 7월1일까지 부천시 기획재정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상하수도 관련업체 대표인 홍씨로부터 2008년 4월 100만원권 수표 2장, 2009년 2월 100만원권 수표 1장을 받아 본인 계좌에 입금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고, 2010년 초에는 현금 50만원을 받는 등 총 350만원의 금품을 주고 받은 것이 직무과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 보고 이같은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수도 관련업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홍씨는 현재 부천시새마을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부천시 도시계획·도로관리·계약심의위원과 부천시재난자율방재단 단장·법무부 범죄예방위원·부천시설공단 인사위원회 소청위원 등으로 활동했거나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이사장은 경찰과 검찰에서 홍씨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고 집도 가까워 가끔 식사나 술자리를 했으며 기획재정국장 재직 당시 사무실 경비 등에 쓰라고 주어 받았을 뿐 직무와 관련해 어떠한 도움을 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박 전 이사장과 홍 씨가 금품을 주고 받은 혐의가 직무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오는 23일 오후 4시20분 인천지법 부천지원 제352호 법정에서 형사1단독 재판부의 심리로 첫 공판이 열릴 예정이어서 검찰과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박 전 이사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 통보에 따라 부천시 감사관실에서 ‘부천시 공무원의 직무관련 범죄 고발 세부지침’에 따라 사법기관에 고발할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뒷말이 무성하게 흘러나고 있는 실정이다.

시 감사관실은 올초 ‘청렴도시 부천’ 달성의 원년으로 삼고 자체 감사목표를 ‘반부패 경쟁력 및 청렴도 Ⅰ등급’ 실현과 ‘자체 감사 성과 전국 1위’ 연속 달성을 목표로, 내·외부의 감사역량을 집중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으나, ‘부천시 공무원의 직무관련 범죄 고발 세부지침’에 따라 사법기관에 고발조치 해야 할 사안에 대해 관련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청렴도 달성에만 연연한 나머지 자기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관급공사업체의 대표들이 부천시 각종 문화예술행사 및 각종 단체의 대표 및 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는 것은 ‘토착 비리’를 고착화 할 우려가 있고, 이에 따른 제동을 걸 수 있는 곳이 그나마 시민의 대의(代議)기관이라고 늘상 내세우는 부천시의회임에도 이들과 친분을 유지하는 있는 관계로 토착 및 토호 비리청산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시민 혈세(血稅)로 관급공사를 맡는 업체들에 대한 엄정한 관리감독은 ‘사정(司正)의 사각지대’로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추가 업데이트>

이와 관련 부천시 감사관실은 “감사원법 제35조에 따라 감사원에서 고발하도록 돼 있는 관계로 (별도의) 고발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전 이사장이) 그만 뒀기 때문에…”라고 덧붙였다. 이는 자의적(恣意的) 사퇴냐, 타의적(他意的) 사퇴냐는 논란의 소지를 남길 수 있다.

감사원법 제35조(고발)에는 ‘감사원은 감사의 결과 범죄혐의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이를 수사기관에 고발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제1조(목적) 이 지침은 부천시 소속공무원(이하 ‘소속공무원’이라 한다) 및 처벌규정의 적용에 있어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자(이하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자’라 한다)가 직무와 관련하여 범죄행위를 범한 경우에 고발대상과 절차를 규정하여 이를 엄정히 이행하도록 함으로써 깨끗한 공직사회를 구현하는데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고발대상) 고발대상은 소속공무원(퇴직자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및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자가 직무와 관련하여 ‘형법’,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국가공무원법’, ‘지방공무원법’, ‘공직자윤리법’, 그밖에 개별 법률의 금지 또는 의무 규정을 위반한 범죄행위로 하되,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그와 관련된 민간인의 범죄행위를 포함한다.

제3조(범죄보고 및 고발주체) ①부천시 각 부서책임자와 감사업무담당자는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소속 공무원 및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자의 범죄 혐의사실을 발견한 경우에는 부천시장(이하 ‘시장’이라 한다) 또는 감사실장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②시장은 제2조에 따른 범죄 혐의사실을 발견하거나 제1항에 따른 보고를 받은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234조 제2항 및 이 지침에 따라 사법기관에 고발하여야 한다.

제4조(고발여부의 판단) ①시장은 범죄의 고발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그 도의 경중과 고의 또는 과실 여부를 고려하여 판단하되, 특히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더욱 엄정히 처리하여야 한다.

1.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한 경우
2. 공금횡령 등 직무에 관한 부당한 이득 또는 재물 취득과 관련된 범죄에 해당되는 경우. 다만, 다음 각 호의 경우에는 반드시 고발하여야 한다.

가. 횡령금액이 200만원(공소시효 내의 누계금액을 말한다) 이상인 경우
나. 횡령금액이 200만원 미만이라 하더라도 전액 원상 회복하지 아니한 경우
다. 최근 3년 이내에 횡령으로 징계를 받은 자가 또다시 횡령을 한 경우

3. 부당한 행정행위를 수반한 범죄를 저질러 본인 또는 제3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준 경우

4. 범죄내용이 파급 개연성이 크고 수사시 비위 규모가 더 밝혀질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5. 징계처분을 받고 징계기록 말소기간 이내에 다시 범죄에 해당하는 비위를 행한 경우

6. 그밖에 범죄의 횟수, 수법 등을 고려할 때 고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제5조(고발 시기 및 절차) ①고발의 시기는 범죄행위 사실을 확인한 즉시 고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범죄혐의자가 사실관계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조사결과 증빙자료에 따라 횡령 혐의가 명백하다고 판단할 충분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부천시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고발한다.

②고발은 시장 명의로 고발장을 작성하여 관할 수사기관의 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범죄 혐의자가 도주 또는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구두로 고발한 후 고발장을 제출할 수 있다.

제6조(고발 처리 상황의 관리) 감사실장은 고발한 범죄 혐의사실의 요지 및 처리 내용 등 고발 처리 상황을 별지 제1호 서식에 따라 관리하여야 하며, 고발하지 아니하기로 한 경우에도 범죄 혐의사실의 요지 및 고발을 아니하는 사유를 시장의 결재를 받아 관리하여야 한다.

제7조(고발 대상 사건 묵인에 대한 책임) 시장은 범죄행위의 보고 및 고발 의무가 있는 자가 고발 대상 범죄행위를 발견하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고발하지 아니하고 이를 묵인한 때에는 ‘지방공무원법’ 제69조 제1항에 따라 직무를 태만히 한 것으로 보아 징계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

제8조(공직 유관단체에 대한 조치) 시장은 ‘공직자윤리법’ 제3조의 2 및 같은법 시행령 제3조의 2에 따라 재산등록 대상이 되는 공직 유관단체의 장에게 이 지침을 준용하여 자체 실정에 맞는 고발 세부지침을 제정하여 시행하도록 조치하여야 한다.
부칙 <2010.03.29 예규 제51호>

제1조(시행일) 이 지침은 발령한 날부터 시행한다.
제2조(적용례) 이 지침 시행일 이후에 발견한 범죄행위부터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