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설공단이 2년 전에 발생한 여직원 자살사건과 관련, 당시 총무부장 조모 씨와 주차교통부장 임모 씨를 ‘해임’ 조치하자 이에 반발해 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법정 다툼이 결국은 대법원까지 가야만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측에서는 노동 관련 소송에서는 1, 2위를 다투는 대형 로펌에 소송을 맡겨 치열한 법정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011년 5월27일 공단 인사 발령시 기획팀에서 주차관리원으로 전보 발령을 받은 여직원 이모(30) 씨가 부당인사 조치에 반발해 같은해 6월25일 자살하면서 같은달 29일 이사장과 상임이사가 동반 사퇴했고, 같은해 7월12일에는 총무부장과 주차교통부장을 직위 해제한데 이어, 시 감사실에서 특별감사를 실시해 이들에 대해 중징계 조치토록 함에 따라 같은해 10월11일 공단 자체 징계위원회(위원 8명)을 열고 부당인사 및 직무명령 불이행, 직권 남용 등의 사유로 ‘해임’키로 결정해 이틀 뒤 정식 통보하는 징계 절차를 밟은데 따른 것이다.

이에 맞서 조·임 전직 부장은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으나 2곳에서는 법리적 문제를 떠나 당시 정황상 ‘해임’이 정당한 절차로 판단해 공단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에 반발한 두 전직 부장은 법무법인 태평양에 변론을 맡겨 서울행정법원에 정식 재판을 청구해 1심 판결에서는 두 부장에 대해 한 사람에 대해서는 ‘징계’는 맞지만 너무 과한 징계였다고 판단했고, 다른 한 사람에 대해서는 ‘징계사유’는 맞지만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서 공단이 패소했다.

공단 측은 1심 판결에 불복,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하면서 법무법인 광장에 변론에 맡겼으며 소송가액은 1천500만원과 1천300만원 등 2천800만원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현재 대형 로펌을 내세워 항소심 1차 심리를 지난달 5월27일과 6월19일에 진행했고, 오는 27일과 7월17일에 2차 심리가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항소심 선고 공판은 7월말이나 8월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어느 쪽이 승소하더라도 일단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이번 부당해고 관련 법정 다툼은 대법원의 최종심까지 가야만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공단, 직원 일동 명의 탄원서 서명받아… 두 전직부장 “허위사실, 소송방해 행위” 강력 반발

이처럼 항소심부터는 대형 로펌간의 치열한 법리 다툼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공단 측에서 지난 20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할 ‘탄원서’를 작성해 5명의 부서장(과장)으로 하여금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도록 했으며, 이 가운데 특정 부서장은 직원들에게 탄원서를 받는 과정에서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서명토록 했다는 말이 항소심을 진행중인 전직 부장 측에서 감지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직 부장 측은 “항소심 심리과정에서 상황이 불리해지자 뒤늦게 공단 직원 일동 명의로 탄원서를 작성에 직원들에게 반강제적으로 서명토록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우선 “그동안 법정 다툼을 하면서 지노위와 중노위에서 법리적 해석을 떠나 ‘해고’ 조치에 대해 공단의 손을 들어주어 상대측에서 제기한 서울행정법원의 1심 판결에서도 지노위의 판단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두 전직 부장에 대해 ‘해고는 맞지만 절차상 문제가 있다’, ‘징계는 맞지만 해고는 나무 과하다’는 각각 다른 판결이 나오면서 패소해 로펌에 소송을 맡기게 된 것”이라며 대형 로펌(광장)에 소송을 맡긴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어제(20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부서장(5명 과장)으로 하며금 탄원서에 서명을 받도록 한 것은 “탄원서를 읽고 보도록 한 뒤 직원들의 의견 수렴 차원에서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서명을 하도록 추진한 것”이라며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 이루어진 것은 결코 있을 수 없으며, 실제 공단 전체직원 430명 가운데 100여명만 서명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직 부장 측에서는 “탄원서에는 허위 사실을 적시해 매도하는 내용이 있는데다, 해당 내용을 잘 모르는 신규 직원에게까지 탄원서에 서명토록 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항소심 진행 과정에서 뒤늦게 직원들을 대상으로 탄원서에 서명토록 하는 것은 소송 방해행위이며, 탄원서 내용을 검토해 명예훼손 등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공단 측이 직원 일동 명의로 서명토록 한 ‘탄원서’에는 자살한 여직원과 관련해 “평소 밝고 쾌활했으며, 계약직으로 입사해 성실히 근무해 상용직으로 채용됐고, 공단에서 학비까지 직원해 대학원에서 공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던중 갑작스럽게 주차교통부 뇌외견인팀으로 배치되면서 무척 힘들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사무직에서 노외견인팀으로 배치한 것을 두고 공단 내에서는 ‘○○○부장이 토스를 하고 ○○○부장이 스파이크를 때렸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돌기도 했다”고 적고 있다.

탄원서에는 또 “(자살한 여직원) 이씨의 사망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할 두 사람이 잘못을 반성하기는 커녕, 재판에서 망인의 자살 원인이 주부 우울증으로 인한 것이었다고 주장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희들(공단 직원들을 지칭)은 당황스러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벌써부터 ○○○과 ○○○ 두사람은 재판에서 이겨 공단으로 돌아가면 공단을 가만 두지 않겠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흘리고 다니고 있다고 한다. 저희들은 이 두 사람이 공단으로 돌아오는 일이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적고 있다.

탄원서는 “(자살한 여직원) 이씨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재판장님께서 현명한 판단을 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탄원서 작성일을 ‘6월18일 부천시시설관리공단 직원 일동’으로 적시했다.

공단은 이같은 탄원서를 어제(20일) 관련 부서장(5명)으로 하여금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서명받도록 해 전체 430명 가운데 100여명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두 전직 부장은 “자살한 여직원 문제를 끌어들여 누가 토스를 하고 스파이크를 때렸느냐고 말한 직원들이 누구이고, 재판에 이겨 공공단에 돌아가면 공단을 가만 두지 않겠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흘리고 다닌다는 말을 한 직원들이 누구인지를 밝혀야 한다”면서 “이같은 말들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며, 공단에는 최고 인사권자가 분명히 있고 부당해고에 따른 행정행위에 대한 개인 차원의 소송을 제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말이라고 빌려서 ‘있을 수도 없고, 하지도 않은 내용’을 적시한 탄원서 작성자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단과 두 전직 부장간의 법정 다툼은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 취소’건으로 각각의 피고(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가는 4천만원이다.

한편, 부천시설공단은 이번 두 전직 부장의 부당해고 관련 소송을 비롯해 통상임금 관련 소송 5건과 S 전직 부장의 부당해고 관련 소송 등 모두 8건의 소송을 수행하기 위해 지난해 7천만원의 예산을 올해 본예산에 반영, 확보한 상태에서 소송을 진행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