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시가 지난 4일 ‘시립 추모의 집’ 건립부지로 원미구 춘의동 462 일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부지 5만2천782㎡(1만5천966평)를 전격 발표한 것과 관련, 일부 건립추진위원회 소속 위원과 시민단체에서 건립부지 선정에 대해 “사전 협의 과정없이 결정했다”며 절차상의 문제와 “환경적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지역여론은 “‘시립 추모의 집’ 건립 필요성은 시민 대다수가 인정하는 만큼 원활한 사업추진이 될 수 있도록 여론 형성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분위기는 시가 추진하는 ‘시립 추모의 집’ 건립에 대해 부천시민을 위한 공동선(共同善)이라는 보다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건립추진위와의 건립부지 선정에 따른 의견조율 미흡 등 지협적인 문제를 수용한다 하더라도 건립부지에 대한 ‘동전의 앞·뒤’와 같은 양면성을 띤 찬반 논란에 휩싸여 자칫 사업추진 자체가 지연될 경우 ‘산 넘어 산’ 식의 공론화(公論化) 과정에 빠질 우려가 높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시가 ‘시립 추모의 집’ 건립부지 발표 이후 제기되고 있는 문제는 지난 2003년 10월 시가 범시민적으로 ‘시립 추모의 집’을 추진하기 위해 시의원,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장묘 관련 단체, 노인회, 여성계, 관계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건립추진위원회(▼아래 명단 참조)와 소위원회(▼아래 명단 참조)를 구성, 운영하면서 사업추진을 논의해오다 지난해 6월11일 시민토론회를 개최 이후 광역 장묘시설 건설 추이를 지켜보기로 하고 추진위 활동이 중단되면서 회의가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건립부지를 전격 발표한데 따른 절차상의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건립추진위 20명의 위원 중 한 명인 백선기 부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시가 건립 후보지 3곳을 제시해 건립추진위원들이 답사했으나 입지 선정을 놓고 본격적인 토론을 한 적이 없으며, 추진위가 합의하지 않았는데도 건립부지에 대해 사전 합의한 것처럼 시가 발표한 것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건립추진위가 구성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논의없이 밀어부치기식으로 건립부지를 선정, 발표하는 것은 행정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선기 대표는 또 “환경적인 요인도 검토돼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후보지 3곳에 대한 주민 의견수렴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본격 논의없이 시가 결정한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절차상의 문제를 거듭 제기하며 “시가 납득할만한 해명과 후보지 3곳에 대해 원점에서 재논의을 하지 않을 경우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 반대운동을 전개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비공식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녹지보전 등을 고려할 때 ‘시립 추모의 집’ 건립 후보지로 오정구 고강동 산34의 1일대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히고 “시가 건립부지를 전격 발표한 것은 홍 시장의 ‘과도한 사명감’과 ‘오기 행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부천경실련측은 “쵀대 현안사업으로 민원 발생소지가 높은 만큼 이미 구성된 건립추진위원회와 건립부지 선정이 함께 검토됐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시가 건립부지를 발표한 만큼 건립추진위의 동의 절차를 거치는 게 향후 원활한 사업추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3년 10월 ‘시립 추모의 집’ 건립추진을 위해 건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될 당시, 집단민원을 의식한 나머지 화장장 건립은 자매결연도시에 설치하는 방안과 납골당만 건립해야 한다는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당시 ‘시립 추모의 집’ 건립추진에 대하여 앞으로 부천시 장묘문화 및 정책의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단순히 혐오시설에 따른 집단 민원을 의식하기 보다는 먼 장래를 내다보는 시각에서 다소간의 갈등과 진통이 예상되더라도 소신있게 추진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고, 상당수 시민들도 인천이나 벽제 화장장 등지로의 이용에 따른 불편과 불이익 등을 감안, 시 자체의 화장장 및 납골당 건립이 추진돼야 한다는 쪽에 긍정적인 반응들을 나타낸 바 있다.

특히 2년전 여론 역시 “인구 100만명에 육박하는 거대도시로 성장한 부천시에 화장장 및 납골당 시설을 갖춘 ‘시립 추모의 집’ 건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지역현안 사업인 만큼 정치권은 물론 지역내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각계각층 인사들이 화장장 및 납골당 시설에 대해 공론(公論)을 통해 조속히 건립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이해와 설득을 위한 지역여론 정지(整地)작업에 본격 나서야 한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였다.

이에 따라 시가 건립추진위원회 소속 위원들을 대상으로 ‘시립 추모의 집’ 건립부지 선정에 앞서 충분한 논의 과정없이 춘의동 건립부지를 전격 결정한 것은 지난해 6월 시민토론회 당시 제시됐던 건립후보지 3곳을 답사했던 건립추진위원 대부분이 춘의동 부지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고, 3곳을 대상으로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경우 지역적 갈등 유발 등으로 찬반 의견이 공전(空轉)되는데 따른 사업추진 지연 등을 감안한 시의 강력한 추진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 등이 고려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시립 추모의 집’ 건립 추진은 시가 강력한 추진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 건립추진위원회조차도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라는 집단민원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부천시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인 ‘시립 추모의 집’에 대한 보다 큰 틀속에서 접근, 원활한 사업추진이 되도록 하는 지혜를 모으는 것이 부천시민을 위한 공동선(共同善)이라는 여론이 대세(大勢)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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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 추모의 집’ 건립추진위원회 위원
•서효원 부시장·박경선 복지환경국장·전영표 건설교통국장(부천시) •이덕현·박종국 시의원(시의회) •김기현 부천YMCA 사무총장·신동태 부천경실련 집행위원장·백선기 부천시민연합 공동대표(시민단체) •류영수 대한노인회 오정구지회장(노인회) •박용규 전 부천시 새마을운동회장·이필주 바르게살기운동본부 부천시협의회장·정영광 한국자유총연맹 부천시지부장·윤종권 오정구 자전거타기추진위원장(사회단체) •김재복 여성단체협의회장(여성계) •김창묵 기독교연합회장·임영담 불교연합회 대표·이용길 천주교 신부모임 대표(종교계) •이상호 장례문화연구회 부천시지부장·김곤재 장묘문화개선 시민모임 회장·임복섭 장례식장 대표(장묘관련단체).- 2월11일 현재.

▶‘시립 추모의 집’ 건립추진위원회 소위원회 위원
•김곤재 장묘문화개선 시민모임 회장·박경선 부천시 복지환경국장·이상호 장례문화연구회 부천시지부장·백선기 부천시민연합 공동대표·김정웅 부천장례식장 대표·이래일 부천YMCA 사무총장·이재진 시의원.(2003년 구성 당시 명단으로 추후 탈퇴 등 변동사항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