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부천시가 2월1일자로 시행하는 조직개편과 10여년 전인 지난 1998년 10월 단행한 조직개편은 ‘조직 감축’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흡사하다. 당시에도 인사적체 현상이 여전해 인사숨통을 트는데 진통을 겪었다는 점 역시 다를 바 없다.

경제적 상황 역시 비슷하다. 지금은 세계적 불황속에 경제침제가 깊어만 가고 있는 시기이고, 1998년에는 IMF 경제위기의 파고가 출렁거릴 때 였다.

1998년 10월 조직개편 당시 홍건표 시장은 총무과장으로 재직하면서 조직개편과 인사적체 숨통을 트기 위한 인사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당시에는 부구청장제도 있었다는 점이 지금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부구청장에서 국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전보인사가 관행이었다.

그 당시 인사 숨통은 일정 연령대 인사들을 총무과에 대기 발령시키는 인위적인 감축 카드를 선택해 10여명이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는 돌파구를 마련한 바 있다.

그리고 10여년이 흐른 지금도 부천시는 인위적인 감축은 배제한 채 명퇴 등 자연 도퇴를 전제로 조직 감축을 실시한다는 방침이어서 인사 숨통을 트는데 그야말로 ‘마른 수건을 짜내듯’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다수 부천시 공직자들은 나이 50이 넘어야만 5급ㆍ6급ㆍ7급 승진을 바라볼 수 있을 정도로 인사적체가 심각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불면(인사발령을 받으면) 부는 대로 가서 시정책대로 일하면 된다”는 자조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공직사회의 분위기는 홍건표 시장의 결단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는 분위기를 말해주는 것이다.

홍건표 시장 취임 이후 인사가 ‘일할 직원 따로, 승진할 직원 따로’라는 등식으로 진행돼 온 것에 대한 강한 불만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생한 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몇 5급 승진인사에 있어서 부천시 공직자들은 무능력한 직원들을 발탁한 것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6급 시절 당시 퇴출될 직원으로 분류됐거나 업무능력에 있어서 낙제점을 받았던 일부 팀장들이 5급으로 승진한데다, 인사풀제 역시 의미를 상실한 채 인사 숨통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실정이다.

정년을 2년 앞둔 상황에서 명퇴하는 것 역시 흐지부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다수 공직자들은 부천시 인사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 그때 가서 승진을 바라볼 수 있을 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하며 의욕없는 공직생활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 공직자들의 입장이다.

특정지역을 배제한 인사 탕평책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강하고, 특정지역 인사를 배려한 인사를 하면 할수록 공직사회의 불만 강도는 높아만 가고 있다.

부천시 공직자들 상당수가 연공서열을 배제하고 성과 중심의 능력있는 직원을 발탁한다는 입에 말린 말에 더이상 현혹되지 않는다. 다만, 현 시점에서 공직자들이 바라는 것은 연공서열과 능력있는 직원들에 대한 발탁인사가 적어도 5대5 비율로 인사에 반영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래야만 연공서열로 승진한 인사들이 명퇴 등으로 자연 도퇴되고 발탁인사들이 결국에는 부천시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진단 때문이다.

설 명절을 앞두고 또 인사철이 다가왔다. ‘홍심(洪心)’에 기웃거리기 위해 물밑 인맥을 찾느라 부산하게 움직이는 몇몇 직원들이 이번에서는 또 얼마만큼 발탁돼 외부 입김과 특정지역 인맥의 효험이 발휘될 것인지 대다수 공직자들은 말을 아낀 채 훗날을 기약하며 지켜만 보고 있을 뿐이다.

하여 엄격하고 세밀한 인사검증시스템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런저런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