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지역일반노조 부천시설관리공단지부는 부천시설관리공단과 기간제 근로자의 근로계약 연장과 처우 개선을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2010년 당시 시설관리공단과 공단 노조간 체결한 노사 합의가 체결 당사자의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고 26일 밝혔다.

지역일반노조 공단지부에 따르면 2010년 8월18일자로 체결된 공단 노사 합의서는 2009년 공단의 정년 조정으로 65세까지 근무하지 못하고 퇴직하는 상용직에 대한 단시간근로계약을 통한 재계약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합의서에는 상용직으로 근무하다 정년을 맞아 퇴직하고도 계속 근무를 희망하면 1년간 최저임금으로 기간제 근무를 할 수 있으며, 2010년 8월 당시 이미 근무 중인 기간제 근로자에 대해 1년의 추가 근로계약을 하고, 당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복직을 요구하며 투쟁하던 사람들도 별도로 합의서를 작성해 2년간 기간제 근로자로 고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공단 노사간 이 합의서는 체결 당사자인 공단 노조위원장이 합의서 서명 자격이 없어 적격성에 문제가 있어 무효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공단 노조 규약에는 부천시설공단에 입사해 본인의 의사에 따라 가입해 조합원의 자격을 취득하며, 퇴직이나 해고됐을 때는 조합원의 자격이 상실된다고 정해 놓아 이미 기간제로 일하고 있는 근로자나 비상대책위로 투쟁하던 이들은 당시 공단노조 소속의 조합원이 아니어서 이들에 대한 대표권이 공단 노조위원장에게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합의서가 효력을 가지려면 실질적으로 적용받는 해당 사람들의 개별적인 서명이 있어야 하지만, 22명 당사자의 어떠한 동의나 서명이 없다는 것이다.

당시 공단과 공단노조는 합의서에 서명할 당시 22명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합의서 말미에 첨부했는데, 이미 퇴사해 공단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들까지 포함돼 있는 등 엉터리 합의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단은 (효력이 원천무효인) 합의서를 근거로 현재 진행 중인 민주노총 지역일반노조 시설관리공단지부와의 기간제 고용기간 연장에 대한 단체교섭에서 고용 연장이 불가능하도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지역일반노조 공단지부는 “공단측은 그동안 공단 노조와 이면합의는 없었다고 수차례 밝혀오다가 지금에서야 합의서를 공개하면서 실체를 인정했다”며 “공단은 이제라도 당시의 잘못된 정황을 인정하고 현재 진행중인 교섭에서 전향적인 자세로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고용기간 연장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2010년 당시 복직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투쟁을 통한 합의한 자리에, 당사자도 아니고 대표권도 없으면서 서명하고 직인을 남발해 그들의 근로계약을 좌지우지한 공단 노조위원장은 해당 직원들에게 사죄하고, 정년 단축으로 혼란과 많은 직원들의 고통을 야기한 장본인으로서 이 문제를 올바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노총 지역일반노조 공단지부는 26일 오후 4시 공단 상황실에서 제5차 단체교섭을 진행한데 이어, 오는 29일 오후 6시에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한편, 이와는 별도로 매주 목요일 진행하는 시청 북문 앞 집회를 28일 오후 6시에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032)321-8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