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가 이같은 시민의 날 기념행사를 대폭 축소키로 한 것은 어제(29일) 오후 3시10분께 원미구 도당산에서 심곡3B구역 뉴타운 비대위원장 김모(50) 씨가 독극물을 마시고 쓰러져 있는 것을 등산객이 발견해 오후 4시6분께 순천향대 부천병원으로 긴급 후송했으나 치료를 받다가 30일 오전 3시께 사망하는 비보가 전해진 데 따른 것이다.

부천시는 김씨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뉴타운 반대 여론 등을 감안해 이날 오후 7시 열릴 예정이던‘시민의 날 기념행사’를 대폭 축소키로 전격 결정하는 한편, 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김만수 시장 명의로 애도를 표하는 팝업창<사진>을 통해 “지역의 현안문제로 대두된 뉴타운 재개발의 갈등과정에서 비롯된 불행한 사건으로,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애도를 표하며 “오늘(30일) 제38주년 부천시민의 날 행사는 대폭 축소를 결정했고, 기념식만 실내에서 간소하게 치룰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에 앞서 지역내 주요 기관·단체는 물론 각계각층에 “제38주년 부천시민의 날을 맞아 시민과 함께하는 기념행사를 갖는다”며 초청장을 발송하는 등 올해 첫 야외 기념행사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하지만, 찬·반 여론에 따른 지역 최대 현안 과제로 떠오른 뉴타운·재개발 관련 숙제를 푸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비보에 당혹감과 더불어 향후 여론 추이 등 후폭풍을 예상해 시민의 날 행사 대폭 축소 등 그 어느 때보다도 발빠른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독극물을 마시고 중태에 빠졌다가 끝내 숨진 심곡3B구역 뉴타운비대위원장 김씨를 발견한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1년 전부터 심곡3B구역 뉴타운 비대위 활동을 해오면서 고소·고발로 인해 검·경의 조사를 받으며 다섯차례의 벌금형을 받았고 오는 10월4일 검찰 출석을 두고 있었다.

김씨는 부인과 사별하고 18평 연립주택에서 모친(76), 딸(17)과 함께 생활하며 비대위 사무실 운영 등에 따른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는 등 정신적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김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에 대해 조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