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남자 빙속 5,000m에서 첫 은메달 소식을 전한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스타 이승훈(22ㆍ한국체대)이 1만m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깜짝’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승훈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12분58초55의 눈부신 질주와 행운이 보태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이날 기록에서는 8조에서 뛴 세계 최고기록 보유자인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에 뒤졌으나 크라머가 실격을 당하는 바람에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승훈은 5조에서 아르옌 판 데 키에프트(네덜란드)와 함께 레이스를 펼쳐 초반부터 독주했고, 레이스 후반에는 판 데 키에프트를 한 바퀴나 추월하는 기염을 토하며 결승선을 통과, 자신의 개인 최고기록이자 아시아 최고기록인 13분21초04를 무려 22초 이상 앞당기며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마지막 8조에서 뛴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이승훈 보다 4초 이상 앞선 채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는 듯했지만, 크라머가 레이스 도중 17번째 바퀴에서 레인을 바꾸지 않고 인코스를 중복해서 탄 것이 확인돼 실격을 당하면서 기록상에서 가장 앞서 있던 이승훈에게 금메달이 돌아가는 행운을 안았다.

은메달은 13분02초07을 기록한 러시아의 이반 스코브레프가 차지했고 동메달의 주인공은 13분06초73초의 밥 데용(네덜란드)에게 돌아갔다.

이로써 이승훈은 지난 14일 5,000m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장거리 종목 은메달을 획득한데 이어, 1만m에서 금메달을 추가해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의 간판스타로 부상했다.

이승훈은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해 쇼트트랙 이정수(금 2), 스피드스케이팅 모태범(금1, 은1)에 이어 2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했다.

이승훈의 이번 1만m 출전은 공식 대회 3번째 출전으로, 종전의 올림픽 기록(12분58초92)을 0.37초 앞당긴 올림픽 신기록을 기록하는 놀라운 실력 향상을 보여주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의 세계 최강자의 실력을 갖췄음을 입증했다. 1만m 세계 최고기록은 네덜란드의 스벤 크라머가 세운 12분41분69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