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 상촌면 물한리 물한계곡.

해발 1천242m 민주지산에서 굽이굽이 계곡을 만들며 흘러내리는 물이 너무 차서 다해서 붙여진 물한계곡은 여름에도 더위가 맥을 못출 정도로 시원함을 넘어 서늘함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계곡마다 수많은 고추잠자리들이 날개짓을 하는 모습을 넉넉히 볼 수 있는데, 사람들을 전혀 무서워 하지 않습니다. 손을 쭉 뻗고 있으면 잠자리들이 손가락에 자연스럽게 날아와 앉습니다. 잠자리를 잡는다는 표현이 물한계곡에서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머리와 어깨 등에도 그냥 앉았다가 날아갑니다.

계곡 바위 위에도 잠자리 떼들이 너무 많이 앉아 있는 바람에 무심코 발걸음을 떼다 보면 잠자리가 밟힐 정도입니다. 잠자리가 많은 탓에 모기나 날파리 떼도 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물한계곡은 이처럼 자연과 어우러진 곳이지만, 한가지 흠이라면 계곡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계곡마다 아무런 통제없이 삼겹살을 구워먹는 모습들이 목격돼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디 가나 경치 좋은 곳에서는 사람들이 문제인 것같습니다. 피서갈 때 차안에 이것저것 먹을 것 바리바리 싸가지 마세요들 제발.

물한계곡에서 납작한 돌을 주워 물 위에 던지면 돌이 물 위를 깡총깡총 튀어 오르며 물방울을 만드는 모습이 밀가루로 만든 수제비를 만들기 위해 솥안에 떼놓을 때마다 물방울을 일으키는 것과 흡사해 ‘물 수제비’ 따 먹는다고 합니다.

물한계곡에서 물 수제비를 따먹는 재미로 서늘한 피서를 한 뒤 여름 더위는 두고 돌아 왔습니다. 계곡물 사이로 들려오는 소리는 아이들이 물수제비 따먹는 소리입니다. 물수제비 어떻게 따먹는지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