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미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훼손의 현장.

△‘원미산 우량수종 육성’ 입간판 세워진 바로 옆 훼손.

실제 이같은 화전민 개간하듯 원미산 산허리를 헤집어 놓은 훼손의 현장은 어처구니 없게도 부천시 원미구청과 자연보호원미구협의회에서 ‘원미산 우량수종 육성’이라는 철제 입간판이 세워진 곳 바로 코 앞에서 거침없이 진행돼 이미 텃밭 2~3개가 제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원미구와 자연보호원미구협의회 명의로 설치된 철제 입간판에는 ‘관리번호: 2005-1, 수종명: 참나무, 아카시아, 특징: 연리지(連理枝)는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커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것으로, 효성이 지극함을 나타냈으나 현재는 남녀 사이 혹은 부부애가 진한 것을 비유. 삼국사기, 고려사 등에도 연리지 발견 내용이 수록돼 있을 만큼 연리지의 출현은 예로부터 희귀하고 경사스런 길조로 여겨 왔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바로 그곳에서 불과 5m 아래에 누군가에 의해 산을 미구 헤집고 텃밭을 일구어 놓은 훼손 현장이 칡덩쿨 등이 사라지면서 그 모습을 드러내놓고 있다. 사람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그물까지 쳐놓았다. 그 아래로는 이미 오래 전에 개간한 텃밭이 자리잡고 있어 조만간에 새로 개간한 곳과 맞닿을 날도 머지 않아 보였다.

원미산에서 바라본 가톨릭대 성심교정 주변 일대 원미산 기슭은 그나마 건강하게 숲가꾸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가톨릭대 성심교정 캠퍼스의 경우, 기숙사 뒤편 원미산 등산로 일대를 시작으로 굵은 철조망으로 ‘학교 땅’이라는 영역 표시를 분명히 하는 가운데, 아카시아나무를 없애고 수종 개량을 본격적으로 하며 원미산 숲가꾸기를 하고 있다.

문제는 캠퍼스 규모가 점점 비대해지면서 땅을 확보할 곳이라고는 원미산 기슭 밖에 없는 터라 얼마나 인내를 갖고 지켜낼 것인가 관건이 되겠지만 수종 개량을 통해 솔밭을 만들고 벚꽃나무 숲 등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앞으로 인근 주민들의 산책로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2004년 11월31일자 <더부천>에 게재된 사진- 불법 배드민턴장으로 회손되었던 상태. 관련기사 클릭

<더부천>은 원미산이 야금야금 훼선되는 것에 대해 이미 지난 2004년 이맘때쯤에도 르포 형식으로 <원미산, 등산로 누가 가로막나?>라는 제목으로 “부천 곳곳 인근 야산마다 ‘불법 배드민턴장’이 수두룩하게 들어서 산림훼손에 취사행위까지 일삼아 산을 찾는 일반 등산객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철저한 회원제(유료)로 운영돼 ‘그들만의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원미동 토끼굴이라는 지하터널을 빠져 나오자마자 원미산 기슭은 개간으로 이미 밭으로 변해 있다.

11월 마지막 일요일(26일) 원미산 늦가을 산행에서는 원미동 두산아파트단지 뒤편 멀뫼길 아래로 원미산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토끼굴’이라는 지하 터널(토끼굴)을 지나자 마자 부천종합운동장이 있는 산등성이는 이미 개간한 텃밭들로 인해 산이라기 보다는 거대한 밭떼기로 변해 주변 산기슭을 해마다 야금야금 파고 들고 있다는 것은 원미산을 찾는 등산객들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원미산은 춘의동쪽 산기슭으로는 이미 부천시 산울림청소년수련관이 명당 자리를 차지했고, 역곡안동네 너머 부천동초등학교와 가톨릭대학교 사이 논배미들도 개발의 초읽기에 들어가는 등 원미산은 동서남북 할것없이 산기슭은 이미 개발의 경계지점을 넘어선지 오래다.

△토끼굴.

86만 부천시민의 허파이자 녹지축의 중심이라고 부천지역 시민환경단체들마다 앞다투어 주장하고 있지만, 원미산이 아파하고 있다는 것은 주말을 이용해 찾는 부천시민들이라면 한번쯤 느끼고 집으로 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제 더이상 이런저런 이유로 21세기에 벌건 대주 대낮에 나타난 원미산을 파헤치는 화전민식 개간과 공기 좋다고 그물망을 쳐놓고 취사행위를 하거나 일반 시민들의 지유로을 이용을 차단하는 흉물스런 불법 점유 체육시설을 두고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을 낙엽을 다 떨군 늦가을 원미산이 시민들에게 보여준 훼손의 현장을 통해 남기는 메세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