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을 떼먹을 목적으로 부동산을 몰래 팔아넘기거나, 배우자에게 사업자등록을 넘기고 수익은 계속 챙긴 악덕 고액체납자들이 경기도 조사에 덜미를 잡혔다.

28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 조세정의과는 올 2월부터 5월 17일까지 1천만원 이상 고액체납자 3천654명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심층조사를 실시한 결과, 체납처분 면탈 행위자 5명을 적발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이 체납한 세금은 총 3억여원에 달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A법인 대표 B씨는 C지식산업센터 내 사무실 1곳을 구입한 후 이를 임대 사용하다 적발됐다. 현행 제도는 지식산업센터 입주자의 경우 취득세를 감면해 주는 대신 정해진 용도 외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B씨는 3천만원 상당의 감면취득세 추징 조치를 받았지만 추징 세금을 내지 않고 해당 부동산을 부동산신탁회사로 넘겨 제3자에게 매매한 것으로 드러나 지방세 기본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방세 2천700만원을 체납 중인 사업자 D씨는 운영 중인 사업장이 세금문제로 강제집행 상황에 처하자 배우자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해 재산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 지방세 기본법 위반으로, 배우자는 체납처분 면탈행위 방조 혐의로 함께 검찰에 고발했다.

지방세 1억천만원을 체납한 E씨와 지방세 1억1천400만원을 체납한 F씨는 체납처분 집행을 피하기 위해 부동산을 몰래 매매한 사실이 확인돼 검찰에 고발됐다.

한편, 경기도는 이번 조사기간 동안 1차로 3천654명의 고액체납자들의 부동산 취득 현황을 살피고 이 가운데 세금 탈루 정황이 있는 14명을 대상으로 범칙사건 조사를 실시했다.

범칙사건 조사는 세금 조사 공무원이 탈세 등이 의심되는 체납자를 심문하거나 압수 수색한 후 추징처분을 내리거나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것을 말한다.

14명에 대한 범칙사건 조사 결과, 4명이 조사 진행 중에 7천300만원 규모의 세금을 내거나, 부동산 매각 후 세금을 내기로 약속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경기도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범칙사건 조사 전담반을 운영하면서 지방세 관련 범죄행위를 조사하고 있다. 2017년에는 고의적 세금 탈루 의심자 24명을 검찰에 직접 고발했으며, 지난해는 시ㆍ군과 공동으로 사업자 명의 대여, 외화거래 부정행위 등을 조사해 총 23명을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