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건조 경보와 강풍 경보가 발령된 4일 오후 7시 17분께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 있는 주유소 맞은편 도로변 변압기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야산으로 옮겨붙은 불길이 강한 바람을 타고 확산돼 속초시내 방향으로 빠른 속도로 번지는 대형 산불로 확산되면서 고성군과 속초시 일대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현재 고성군과 속초시 일대에는 성인이 똑바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의 강풍이 불고 있어 산불이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물탱크와 펌프차 등 장비 23대와 소방대원 등 78명을 투입해 초기 진화에 나섰으나 강풍으로 인해 큰 불길을 잡는 데 실패했고, 불길이 급속히 번지면서 이날 오후 8시 31분을 기해 서울과 인천, 경기, 충북 지역 소방차 40대의 출동을 지시한데 이어, 추가로 전국으로 소방차 출동을 지시했다.

전국 규모로 소방차 출동을 요청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고성 산불의 확산 속도가 급박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9시 44분께 대응 수준은 최고 수준인 대응 3단계로 발령하고 산불 진화에 나서고 있다.

화재 대응 1단계는 국지적 사태, 2단계는 시·도 경계를 넘는 범위, 3단계는 전국적 수준의 사고일 때 발령한다.

고성 산불이 초대형으로 확산된 가운데 밤이 깊어지면서 소방헬기 등을 동원한 산불 진화는 사실상 어려운데다, 강풍으로 인해 불씨가 다른 곳을 번지지 않도록 하고 민가 등으로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저지선을 구축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은 동이 트는 즉시 소방헬기 등 각종 소방장비와 인력 등을 총동원한 산불 진화작업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고성 산불에 따른 피해액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날이 밝아야만 정확한 산불 피해 집계가 나올 것으로 보이며, 이번 고성 산불의 최초 발화 원인에도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고성군 초대형 산불은 건조 경보와 강풍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발생해 더욱 급속하게 불길이 번진 가운데, ‘양간지풍(襄杆之風)’이 불길을 확산시킨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양간지풍은 봄철에 이동성 고기압에 의해 영서지방에서 영동지방으로 부는 국지적인 바람으로, ‘강원도 영동지방의 양양과 간성 사이에서 부는 바람’을 의미하며 고온 건조하고 풍속이 빠른 게 특징이다.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뜻에서 양강지풍(襄江之風)이라고도 불리며, 양양 지역에서는 ‘불을 몰고 온다’;는 의미에서 ‘화풍(火風)’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