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부천시는 인근 주민들의 이같은 거센 반발 기류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3년 8월부터 적법한 행정절차를 거쳐 추진해온데다 마땅히 이전할 대체부지가 없는 관계로 종전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인근 주민들과 첨예한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부천시청 앞에 몰려와 소사공영차고지 건설 반대 집단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는 주민들은 이 시각 현재(오후 2시)까지도 항의시위를 계속 하며 소사공영차고지 건설 추진을 철회할 것을 거듭 주장하며, 소사구 출신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공약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특히 소사구에서 국회의원을 3번 역임하고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로 당선된 김문수 도지사에게도 각성을 촉구하는 강력한 유감의 뜻을 전달키로 하는 한편, 황원희 경기도의원과 강일원 부천시의원(건설교통위원장)도 주민들과 약속한 공약을 지킬 것으로 요구했다.

소사공영차고지 반대 공동비상대책위 주민대표들은 이날 오후 2시30분 시청 5층 접견실에서 홍건표 시장과 면담을 가질 예정이지만, 홍 시장이 건설 추진 불변 의지를 갖고 있는 터여서 면담에서도 뚜렷한 해결책이 제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난 3월 38억원을 들여 차량 60여대를 동시 주차할 수 있는 소사본3동 공영차고지 건설을 내년 5월까지 완료해 사용하면서 시흥시와 협의를 통해 계수동 103번지 일대 5천여평 부지에 부천·시흥 광역차고지를 건설해 공동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한데 이어, 시흥시측에서 목감지역(논곡동 150번지)으로 광역차고지 건설을 추진해 이곳을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목감지역 광역차고지 건설 역시 향후 4~6년이 소요되는데다 시흥시와 협의를 거쳐야 하고, 공동 사용 가능성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이를 전제로 현재 추진중인 공영차고지를 건설, 한시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설득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시의 고민은 소사공영차고지 건설 추진에 이미 1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데다, 인근 주민 반대로 인해 정상적 행정절차를 거쳐 건설을 추진하는 것을 중단할 경우 감사원 감사에 따른 관계공무원 문책 등이 불 보듯 뻔한 상태에서 주민들의 백지화 요구를 받아들이기란 사실상 어려운 입장이라는 것이다.

시가 소사본3동 52의 1번지 일대에 공영차고지 건설을 추진하게 된 것은 당초 소사고등학교 인근 풍림아파트 107동 아래 소신여객 차고지에 건설을 추진키로 했으나, 지난 2002년 소사고등학교측에서 체육관 및 급식소 건립을 본격 추진하면서 현재 부지로 이전, 건설을 추진하게 됐으나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맞딱뜨리게 된 것이다.

인근 주민들로 구성된 소사공영차고지 반대 공동비상대책위는 현재 추진중인 공영차고지 건설을 즉각 중단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안이 없다는 점을 거듭 밝히며 추진 의지 불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홍건표 시장을 강력 성토하는 한편, 소사구가 정치적 고향인 김문수 경기지사와 차명진 국회의원, 황원희 경기도의원, 강일원 시의원 등 지역구 출신 정치인들을 향해서도 강력한 유감과 항의의 메세지를 전달하며 공영차고지 철회를 위한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이 소사공영차고지 건설에 대해 강력한 집단민원을 제기하고 나선 가장 주된 원인은 소사대공원 인근 자연녹지인데다 아파트단지와 학교가 인접해 있어 주거환경 및 학습권 침해와 교통체증 유발 등의 우려와 함께 구도심 뉴타운 개발을 앞둔 시점에서 소사구 발전을 저해하는 혐오시설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민들이 부천시를 향해 “시가 그동안 소사구 주민들을 위해 해준 것이 무엇이냐”며 성토하고 나선 것도 구도심 주민들 사이에 팽배한 소외론과 지지해준 정치인들에 대한 불만이 내재돼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주민들은 시의 공영차고지 건설 강행 의지를 거듭 확인한 뒤 ‘홍건표 시장 사퇴’와 김문수 경기지사를 성토하고 나선 것도 소사구가 그동안 원미구에 비해 지역발전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한 ‘소사구 텃밭’ 정치인들에 대한 적지 않은 섭섭함이 도사려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사공영차고지 반대 공동비상대책위 주민대표들은 이날 오후 2시30분 시청 5층 접견실에서 홍건표 부천시장 대신 최태열 부시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과 면담을 가졌으나 양측의 뚜려한 시각차만 확인하고 사실상 협상이 결렬됐다.

최태열 부시장은 시의 추진 의사 불변 방침대로 오는 10월 중순께 소사대공원 및 도서관 공사 착공과 더불어 공영차고지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거듭 밝혔으며, 비대위 주민대표들은 공영차고지 건설 백지화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등 엇갈린 입장이 팽팽히 맞선 채 1시간여간의 면담에서 아무런 소득없이 끝났다.

시청 정문 앞에서 공영차고지 건설 결사 반대 항의시위를 벌이던 600여명의 주민들은 주민대표 면담 결과 시의 추진 불가 입장을 확인하고 이날 오후 4시20분부터는 시청 현관 앞 분수대 앞으로 이동해 홍건표 부천시장과의 면담을 거듭 요구하는 한편 시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주장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부천시청 앞에서 소사공영차고지 건설 반대 집단 항의 시위를 벌인 주민들은 공영차고지 건설 백지화에 대한 결의를 다지고 이날 오후 4시50분께 자진 해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