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내 주요 도로마다 불법 주·정차량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데 주차단속에 불만을 품은 운전자들의 거센 항의도 이에 비례로 표출돼 3개 구청 주차단속원들이 ‘화풀이’ 대상이 되면서 봉변을 당하기 일쑤이어서 주차단속에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있다. 단속인력도 턱없이 부족해 2인1조로 관할하는 구역조차 하루에 2~3번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주차단속에 불만을 품은 운전자들의 거센 반발은 지난 14일 주차단속원 폭행사건에서 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원미구청 소속 주차단속원 이모(49)씨와 천모(36·여)씨는 이날 2인1조로 주차단속에 나섰다가 오후 4시께 부천상공회의소 부근 도로상에 주차된 박모(24·주방기구 판매업자)씨의 차량이 불법 주차된 것을 발견하고 단속에 나섰다가 큰 봉변을 당하고 말았다.

주차단속에 불만을 품은 박씨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단속원 이씨의 허리띠를 거세게 잡아 당겨 밸트가 끊어지는가 하면, 단속차량에 타고 있는 여자단속원 천씨도 박씨가 팔을 잡아채고 끌어내리려는 과정에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고 병가중이다. 분을 참지 못한 운전자 박씨는 단속원이 갖고 있던 디지털카메라를 빼앗아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바람에 칩조차 인식이 안될 정도로 박살이 났다고 한다.

이날 주차단속원의 봉변은 인근 중동지구대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에야 끝났지만, 행패를 부린 운전자 박씨는 부천중부경찰서에 넘겨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 조치됐지만, 최일선 공권력이 어이없이 무너진 대표적 사례라 하겠다.

부천시 3개구청 주차단속원들이 주차단속에 불만을 품은 운전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일은 이미 다반사가 됐고, 심지어 폭행까지 당하는 봉변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주차단속을 당한 운전자들 대부분이 “왜 내 차만 단속하느냐”는 불만과 함께 거친 항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운전자들의 이같은 항변은 “재수없이 단속에 걸렸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부천시내에서 차량 소통이 비교적 많은 부천북부역 땡땡이골목이나 상동사거리 상가건물 일대, 중동 먹자골목 인근 도로변 등지에는 불법 주차된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모습은 이미 눈에 익숙한 지 오래가 됐다. 반면에 주차단속원들의 단속하는 모습을 좀처럼 보기 드물다.

이로 인해 어쩌다 한번 불법 주차를 했다가 단속원들이 단속을 하게 되면 늑달처럼 달려들어 거센 항의를 하며 “단속을 하지 않다가 왜 하느냐”, “다른 곳은 단속하지 않고 여기만 하느냐”는 식으로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연출되기 쉽상이다.

부천시 3개구청의 주차단속 부서도 할말이 많다. 턱없이 부족한 단속인력으로 인해 관할 구역을 하루에 2~3번 도는 것조차 버겁기만 한데다, 주차단속을 하는 과정에서 운전자와 실랑이가 붙으면 반나절이 후딱 지나고 버리기 때문이다.

현재 부천시 3개 구청의 주차단속은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2인1조로 실시하고 있다. 단속인력은 원미구가 14개조, 소사구 6개조, 오정구 4개조 등으로 주차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주차단속 차량은 3개구를 합쳐 모두 25대로 하루에 총 50명의 현장에 투입돼 주차단속을 벌이고 있다. 이들 가운데 정규직원은 28명, 보조인력(일용직)은 23명으로 보조인력은 단속 권한이 없는 관게로 정규직원과 2인1조가 돼 단속을 벌이고 있다.

부천시내 전역을 이들 50명의 단속인력이 커버하기란 사실상 역부족인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담당구역조차 2~3번씩 도는 것이 벅차기만 한 게 엄연한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곳은 단속하지 않고, 왜 여기만 단속하느냐”는 항의와 “운이 없이 딱지를 떼게 됐다”는 불만을 주차단속원들에게 돌리는 꼴이 되고 있다.

실례로 퇴근시간 무렵 손님을 태우고 왔다가 부천북부역 땡땡이 골목 부근 도로변에 주차된 불법 주정차량을 본 서울시 택시기사들은 부천시의 주차단속 행정에 어이없어 하며 혀를 내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 경우, 도로변에 불법 주차된 차량은 무인단속카메라(CCTV)에 의해 5분 이상 주차할 경우 모두 단속에 걸려들어 도로변 불법주차시 무조건 딱지를 뗀다는 인식이 심어져 있기 때문이다.

주차단속원이 턱없이 부족한 부천시의 경우도 이같은 무인단속카메라를 활용한 불법 주차단속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원미구 주차단속부서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지능형 교통시스템(ITS)이 구축될 경우 무인단속카메라(CCTV)를 활용한 전방위 불법 주차단속에 나선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불법 주차단속은 운전자들과 단속원들 사이에 늘상 과잉 단속, 표적 단속, 형평성을 잃은 단속이냐 등으로 옥신각신하며 실랑이를 벌이는 일이 다반사가 되고 있지만, 이같은 지적 역시 운전자 중심의 시각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면 점에서 불법 주차단속이 엄연한 공무집행이라면 공권력 확보 차원에서도 일반 시민과 운전자 모두가 납득할만한 합리적인 주차단속이 지속적으로 전개되도록 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구축돼야만 주차단속에 따른 구태(舊態)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