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광장을 넓히는게 급선무인데 대형 상가건물 신축허가를 내주는 바람에 역광장 확장 계획은 물거품이 돼 버렸다.”

지난해 2월 부천시가 춘의동 462일대 그린벨트 1만6천여평을 화장장과 납골당을 갖춘 시립추모공원 건립 후보지로 전격 발표한 이후 화장장 건립반대 집단민원을 제기하며 홍역을 앓고 있는 역곡1·2동 주민들이 최근 가뜩이나 비좁은 역곡북부역 광장 앞에 왕복 4차선 도로를 마주하고 지상 8층짜리 상가건물 2개가 나란히 들어서는 신축공사가 시작되면서 또다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역곡동 주민들 사이에서는 화장장 건립 반대 집단민원 여파가 ‘역곡 발전’을 뒷걸음치게 하는 행정을 부천시가 펼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하는 ‘역곡 소외론’으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의 역곡북부역 광장 앞 8층짜리 상가건물은 8층짜리로 마주보고 건립되는 관계로 ‘쌍둥이 건물’을 연상케 하며 비좁은 역 광장을 더욱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쌍둥이 상가건물은 편도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원미구 역곡2동 82의 10번지와 77의 6번지에 각각 들어서고 있다.

지난 3월2일 건축허가를 받은 역곡1동 82의 10번지 상가건물은 연면적 1천979㎡에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의 ‘오킴스(O'KIMS) 건물’로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으며, 맞은편에 들어서는 역곡1동 77의 6번지 상가건물은 연면적 4천985㎡에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의 ‘스카이 건물’로 지난해 12월27일 건축허가를 받고 현재 터파기 공사가 한창이다.

역곡동 주민들이 이들 쌍둥이 상가건물 신축에 불만을 털어놓고 있는 것은 부천시가 경인전철 부천구간 5개 역세권(역곡~소사~부천~중동~송내역) 재정비 통한 기능중심의 특화개발을 위해 2011년 완공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소사역세권개발을 비롯한 5개 역세권의 재정비사업과 비좁은 역 광장을 점진적으로 확충해 나간다는 계획을 수립키로 한 것과는 정반대의 행정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부천시의 2006년도 시정계획에도 비좁은 역광장 확장을 위해 부천남부역과 역곡역 등 2개역에 대한 ‘선(先) 용지 확보, 후(後) 개발 원칙’ 아래 단계별로 추진, 부천남부역은 길이 50m에 폭을 기존 22m에서 40m로 확장하고 역곡역은 오는 9월 도시관리게획 시설결정을 거쳐 역곡북부역은 3천㎡이상(907평), 역곡남부역은 4천㎡이상(1천210평)으로 확장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역곡북부역 광장 확장에 내심 기대를 걸고 있던 역곡역 주민들의 불만은 신축 공사가 한창인 상가건물 앞에 내걸린 현수막을 통해서도 읽을 수가 있다.

‘오킴스(O'KIMS) 건물’ 앞에는 아파트연합회와 역곡화장장 반대투쟁위인 사이버환경운동연합회에서 “인도 침범 건축허가는 역곡주민을 무시한 행정이다”, “인도 잡아먹은 건축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역곡1·2동 주민이여 역곡역을 지키자”, ‘스카이 건물’ 앞에는 “인도 침범 건축은 역곡주민 100년 불편을 예고한다”, “홍 시장 역곡역 광장 확장 공약은 허구인가”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특히 역곡1·2동에서 비교적 오래 살고 있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역곡북부역 앞 쌍둥이 상가건물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불만이 더욱 쌓여가고 있다.

역곡 주민들은 “역 광장을 수시로 들락거리는 택시와 마을버스조차도 운행하기 힘든 손바닥만한 역 광장 바로 코 앞에 대형 상가건물 신축허가를 내준 것은 향후 광장 확장 계획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말았다”면서 “재건축 등으로 아파트단지가 속속 들어서고 있는 마당에 비좁은 역곡북부역을 이용하는 주민들만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화장장 건립 반대 집단민원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부천시가 역곡1·2동을 ‘찬밥 대우’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고, “지난 5.31 지방선거 결과 역곡1·2동에서는 경기도의원과 부천시의원도 배출하지 못해 주민들의 불만을 대변해줄 주민 대표조차 없는 실정”이라며 ‘역곡 소외론’도 만만찮게 제기되는 등 주민 불만이 쌓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역곡북부역 앞 광장은 부천시 도시계획시설상 광장은 아니고 구획정리를 할 때 만들어진 ‘도로’로 ‘대로 3-4’이며, 현재 부천시에서는 지난 4월 ‘역곡북부역 교통광장 타당성 검토’를 위한 용역을 진행중에 있으며, 9월말 중간보고회를 거쳐 10월말께 용역결과가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