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만화 전문축제인 ‘제20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2017ㆍ7월19~23일, 운영위원장 박재동)는 만화의 학술적ㆍ산업적ㆍ교육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21일 한국만화박물관 상영관에서 열린 ‘글로벌 트렌드 세미나’, ‘세계 청년 만화 교육’, ‘제4차 산업혁명과 웹툰의 전략’ 등 국제만화컨퍼런스(KOCOAㆍKOrea COmics Agora)에 국내외 만화계 관계자들이 참석, 만화 콘텐츠 비즈니스와 학계 연구의 활성화, 만화 교육의 장기적 발전 방안을 심도 깊게 논의했다.

1부와 2부로 나눠 열린 ‘글로벌 트렌드 세미나’는 일본 작가 및 기획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세계 만화의 흐름과 전망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1부는 ‘일본 출판만화 시장의 난항과 전자출판 시장의 호조’를 주제로 온라인 코믹매거진 <전뇌 마보>의 편집장 타케쿠마 켄타로가 일본 만화시장의 특징과 현황, 일본 만화의 역사 등을 발제했고, 일본에서 약 10년간 활동해 온 송지형 작가와의 대담을 통해 ​양국 만화계에서 만화 편집자 겸 기획자의 역할, 한국 내 일본 편집시스템 도입에 관한 견해, 일본 웹툰의 비전 등을 논의했다.

#일본 종이만화 쇠퇴… 전자출판시장 맹렬히 성장
유명출판사 퇴직 편집자들 유명작가와 팀 이뤄 작업”

일본 웹툰의 비전에 대해 타케쿠마 켄타로는 “일본의 전자출판시장은 맹렬한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며 “현재 일본에서는 종이만화의 쇠퇴와 함께 유명 출판사에서 퇴직한 편집자들이 유명 작가와 팀을 이뤄 작업하는 방식으로 변화된 상황에 맞는 새로운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2부에서는 지난 40여년 간 만화 애니메이션 기획자로 활약한 도에이 애니메이션 모리시타 코조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의 웹애니메이션과 한국 웹툰의 애니메이션화 비전에 대해 논의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와 에피소드, 성공 요인 등을 비롯해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의 특수성, 도에이 애니메이션이 2D 제작방식을 고집하는 이유, 미디어 믹스 및 한국 웹툰에 관한 견해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또 만화의 교육적ㆍ산업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학계 전문가와 기업 종사자가 참석한 컨퍼런스도 열렸다.

이날 오후 12시30분부터 한국만화영상진흥원 5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세계 청년 만화 교육’ 컨퍼런스에서는 청년 세대의 미래를 위해 만화 교육의 장기적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의 교육 전문가가 참석했다.

제20회 Bicof의 주제인 ‘청년’에 걸맞게 목원대 김병수 교수, 중국 장춘 길림애니메이션대 양나 교수, 일본 전(前) 동경공예대 키쿠치 마사루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각국의 만화 교육과 대학 입시체계에 대해 논의하고, 국내 만화학과 교수들도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어, ‘제4차 산업혁명과 웹툰의 전략’ 컨퍼런스에서는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AI), 로봇 스토리텔링, 웹툰 큐레이션 서비스 등을 활용한 웹툰 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종대 한창완 교수의 사회로 한국영상대 박석환 교수, 청강문화산업대 박인하 교수, 이화여대 한혜원 교수 등 만화계 전문가와 웹툰가이드 강태진 대표, 웹툰인사이트 이세인 대표, 코믹스브이 양병석 대표, JQ스튜디오 이종규 대표 등 관련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다양한 신기술과 도구를 활용한 제4차 산업혁명 시대 웹툰의 전략을 파헤쳤다.

이날 관람객 참여행사로는 한ㆍ벨 만화교류전 참여 작가들이 모인 만화가 토크가 각광을 받았다. 수신지 작가가 한국 청년 만화가를 대표해 벨기에 만화가인 도미니크 고블레, 프랭크 페와 ‘만화’라는 공통분모로 바라보는 양국의 청년과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프랭크 페는 “20대 시절은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시기이지만 예술가라면 본인이 겪는 모든 경험을 재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만화를 포함한 창작 예술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도록 가시화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매우 훌륭하고 멋진 일이다. 스스로 어떠한 것을 예술적 수단을 통해 세상에 가시화할 것인지 예술가로서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조언했다.

작품에 대한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수신지 작가는 “한ㆍ벨 만화교류전 전시 작품인 ‘3그램’은 난소암 투병생활을 담아낸 자전적 이야기로, 투병 중 읽은 수기처럼 나의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전달해 나와 같은 환자분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도미니크 고블레는 “청년시절 가족 간의 불화 등 고통스러운 일도 겪었지만 만화로 자유를 찾는 시기였고 내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시기였다”면서 미래의 만화작가들에게는 “되도록 그룹으로 일해 서로 다른 영향력을 발휘하고, 짧은 스토리라도 계속해서 연재하고 출품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그리는 행위 자체에 본인이 꾸준히 기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민 웹툰’이라는 찬사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웹툰 <갓 오브 하이 스쿨>의 박용제 작가의 사인회는 관람객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개막 4일차인 22일(토)에는 국내 최초로 열리는 국제 코스튬 플레이 축제인 ‘제1회 경기국제코스프레페스티벌(GICOFㆍGyeonggi International Cosplay Festival)’이 열려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22일 오후 1시부터 한국만화박물관 상영관에서 열리는 코스프레챔피언십 예선전을 시작으로 오후 6시부터 부천역 마루광장에서 심곡 시민의강까지 진행되는 코스프레 퍼레이드, 오후 7시30분 코스프레 챔피언십 퍼포먼스부문 예선전이 연이어 열려 관람객과 부천시민들에게 특별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특히 퍼레이드에는 코스프레 챔피언십 참가를 위해 내한한 심사위원 3팀과 참가자 7팀 등 해외 코스튬 플레이어 10팀이 총출동해 코스튬 플레이 실력을 뽐낼 예정이다.
그밖에도 국내 최정상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들려주는 ‘만화 OST콘서트’, 오전 11시에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에서 출발하는 ‘만화축제 관광열차’ 운행 등 참여행사도 열린다.

제20회 부천국제만화축제는 23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 및 부천시 일원에서 열리며, 공식 홈페이지(www.bicof.comㆍ바로 가기 클릭)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