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도착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오전 8시40분쯤 구치소에서 출발한 호송 차량에 탑승해 출발한 지 30분 만인 9시10분쯤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다.

박 전 대통령은 손목에는 수갑을 차고 수인번호(503번)가 새겨진 배지를 단 짙은 감청색 사복과 구치소에서 구입한 집게핀으로 올림머리를 한 모습었다.

두 차례 공판준비 절차 뒤에 열리는 이날 첫 정식 재판은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김세윤)의 심리로 열린다.

전직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는 것은 이번이 3번째이다.

21년 전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섰을 때와 같이 장소는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이다.

박 전 대통령은 592억 원대 뇌물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피고인석에서는 공범 관계인 최순실 씨와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자리에 앉는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의 핵심이자 40년 지기 최순실 씨와 국정농단 수사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법정에서 만나는 관계로, 두 사람이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행동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법원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에 쏠린 국민적 관심과 사안의 중요성, 취재진의 요청 등을 고려해 취재진의 법정 촬영을 허가했다.

다만 촬영은 법정에 입장한 뒤 재판장이 재판을 시작하기 전까지 약 2~3분 정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공개된 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3월31일 구속 이후 53일 만이다.

재판의 모든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은 특별한 예우 없이 ‘피고인’으로 불리게 된다.

이날 첫 재판이 시작되면 법원은 가장 먼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인정신문 절차를 진행한다.

피고인의 생년월일과 직업, 거주지 등을 확인하고,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직업을 전직 대통령이라고 할지 무직이라고 할 지도 관심이다.

앞서 최순실 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직업을 임대업이라고 말했다.

이후 검찰 측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던 한웅재·이원석 부장검사가 범죄 혐의를 정리해서 밝히게 된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이상철·채명성 변호사가 반박 의견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이날 앞으로 박 전 대통령의 재판과 별도로 진행되고 있던 최순실 씨의 뇌물 혐의 재판을 병합할 것인지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 등 대기업에서 총 592억원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ㆍ약속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이날 첫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