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를 풍미하며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말로 유명한 미국의 전설적인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가 4일(한국시간, 현지시간 3일) 사망했다. 향년 74세.

파킨슨병의 합병증으로 인해 최근 호흡기 질환으로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알리는 생명보조 장치에 의존해 병상에서 가족들이 지키고 있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국내외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전했다.

알리는 은퇴 3년 만인 1984년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30여년간 투병해왔다.

알리는 권투선수로는 물론 인종차별 반대투쟁인 흑인 민권운동에 활발히 참여하는 등 사회운동가로도 활동했으나, 병세가 악화되면서 최근 사회활동을 접고 자택에서 조용히 지내왔다.

1942년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태어난 알리는 12살에 아마추어 복서 생활을 시작해 1960년 로마올림픽에서 라이트 헤비급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프로로 전향해 3차례에 걸쳐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했고 통산 19차례 방어에 성공하면서 1960~1970년대를 풍미했다.

1964년 2월25일 소니 리스턴과 대결에 앞서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겠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고, 소니 리스턴과 두 차례 대결에서 KO승을 거두며 확실한 헤비급 챔피언으로의 발판을 다졌다.

이후 플로이드 패터슨, 조 프레이저, 조지 포먼, 켄 노턴 등과 명승부를 겨뤘으며, 1999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지와 BBC가 선정한 세기의 스포츠맨으로 선정됐고, 복싱 역사상 위대한 챔피언 중 한 명으로 꼽히 있다. 프로복서 통산 전적은 56승(37KO) 5패를 기록했다.

알리가 패한 선수는 1971년 조프레이저에게 15라운드 판정패, 1973년 캔 노튼에게 12라운드 판정패, 1978년 레온 스핑크스에게 15라운드 판정패, 1980년 레리 홈즈에게 11라운드 TKO 패, 1981년 트레버 버빅에게 10라운드 판정패 등 5패가 유일하다.

한국에서도 알리의 복싱경기를 지켜보면서 그의 화려하고 경쾌한 리듬을 탄 발놀림을 본딴 복싱선수(염동균)도 등장했고, 복싱선수가 되기 위한 꿈을 키운 사람들도 많았으며, 경기중에 쉴새없이 말을 쏟아내는 관계로 ‘떠벌이 알리’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본명이 ‘캐시어스 클레이(Cassius Clay)’인 알리는 1964년 말콤 엑스의 이슬람 운동의 영향을 받으면서 이름을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로 개명했다.

알리는 1996년 파킨슨병 투병 중에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개막식의 성화 최종 점화자로 등장해 전 세계인들을 감동케 했다.

7남 2녀를 둔 알리는 1986년에 재혼한 4번째 부인과 피닉스 근처에서 거주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