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3일 야권 단일후보가 같은 선거구 내 다른 야당 후보자를 위해 직접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중앙선관위는 ‘정당 후보단일화 관련 선거법 운용 기준’을 통해 “단일후보가 공개장소 연설, 대담을 통해 선거운동을 할 때 직접적으로 다른 정당 소속 후보자를 위해 선거운동을 해선 안된다”면서 “단일 후보가 다른 정당 후보자를 위해 능동적ㆍ계획적ㆍ반복적으로 지원용 선거운동을 하면 선거법 88조에 위배된다”고 밝혔다고 YTN 등 주요 언론이 보도했다.

선거법 88조는 ‘후보자, 선거사무장, 선거연락소장, 선거사무원, 회계책임자, 연설원 등은 다른 정당이나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그러한 예로, 경기도지사 야4당 단일 후보인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가 민주당 ○○시장 후보를 거명하면서 반복해서 지지를 호소하면 안된다는 점을 들었다고 한다.

다만,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유시민 후보를 지원하거나, 유 후보가 경기지역 이외의 후보를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없고, 자신의 선거운동 도중 반복적이지 않게 다른 후보를 거론한 경우에도 선거법 위반은 아니라고 해석했다.

중앙선관위는 또 단일후보가 다른 정당 후보자의 연설ㆍ대담 차량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해선 안되고, 단일후보가 단체 또는 언론기관 주최 대담, 토론회에 참석해 다른 정당 후보자에 대한 직접적 지지를 호소해서도 안된다고 밝혔다고 한다.

선관위는 또한 다른 정당 후보자 간 공동 선거사무소ㆍ선거연락소 설치도 금지되고, 단일후보의 선거대책기구에는 단일후보 소속 정당원만 참여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야권의 공동 선거대책위원회의 경우 정당간 대등한 입장에서 구성한 선거 공조기구로, 정당 내부기구로서의 선거대책기구와는 달리 단일화에 참여했던 정당 소속 당원이 당적을 갖고 참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유시민 후보측은 “지금까지 기존의 선관위 유권해석에 따라 문제 없는 선거운동을 해왔다”면서 “공동선대위는 되는데 공동유세는 안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만큼, 면밀한 법적 검토를 통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김유정 대변인은 “선관위의 유권 해석은 명확성과 예측가능성이 결여돼 있다”며 “야권 단일후보의 폭발력을 저지하기 위한 관권선거의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