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지 않고 시공 계약을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바꾼 것은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6일 부천시 약대주공재건축아파트조합이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낸 ‘공사도급계약 무효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지분제에서 도급제로 변경하는 것은 조합원들의 이해관계에 관한 실질적 변경에 해당하므로 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약대주공 재건축사업은 원미구 약대동 181 일대의 노후 아파트를 헐고 1천613세대를 신축하는 것으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당초 지분제로 수주해 2010년 3월 착공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급속히 침체되면서 미분양이 우려되자 지분제를 도급제로 바꿔줄 것을 요청했고, 2010년 1월 옛 조합은 총회를 열어 시공계약 변경을 승인했다.

이로 인해 미분양에 대한 책임이 조합으로 전환하면서 추가분담금 1천368억원(가구당 1억3천여만원)이 발생, 이에 반발한 조합원들은 지난해 3월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하고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계약 무 효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산업개발은 1심에서는 승소했지만, 2심에서 패소함에 따라 지난달 29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한편, 지분제는 시공사가 사업 이익과 위험을 조합과 공유하는 방식이고, 도급제는 시공사가 단순히 시공비만 받는 계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