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출자회사인 부천무역개발㈜가 빚만 떠안은 채 올 상반기중으로 사실상 공중 분해된다. ‘빚 잔치’ 끝에 문을 닫게 돼 논란의 소지가 될 전망이다.

부천시에 따르면 구랍 21일 부천무역개발 이사회(주주총회)에서 해산 결의 및 청산을 의결함에 따라 청산계획을 마련하고 지난 8일 오전 시정조정위원회를 열고 부천무역개발 청산과 관련한 공유재산심의위원회의 의결에 이어 오는 17일 개회하는 부천시의회 제133회 임시회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 승인을 거쳐 청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관련기사 클릭

부천무역개발은 민선 2기 부천시장으로 당선된 원혜영 시장(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 지난 1999년 6월24일 수출입업의 대행과 지역개발사업을 통해 부천시 지역경제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출자금은 총 32억7천만원으로, 개인 출자 3명과 부천시를 포함해 13개 법인이 참여했으며 부천시는 이 가운데 가장 많은 14억7천만원을 출자해 지분율 44.95%의 대주주로 대표이사 선임 및 직원 채용, 사업 추진 등에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설립 4년만인 2003년 15억2천만원의 누적 적자가 발생하면서 부천무역개발은 해마다 누적 적자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기 시작해 2004년 23억2천400만원, 2005년 24억1천900만원, 지난해 9월 현재 24억6천100만원의 적자를 떠안게 되고 말았다.

한때 무역부와 개발부로 나눠 직원 12명이 근무하던 부천무역개발은 2003년 9월 무역부를 없애면서 적자 누적과 함께 직원들이 떠나기 시작해 현재는 직원 2명만이 부천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사무실을 지킨 채 오는 2월19일까지 운영하는 눈썰매사업을 마지막으로 청산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전체 출자금에서 누적된 적자액을 제한 8억여원도 유형자산의 매각 등이 포함돼 있어 감가상각 등을 고려할 때 잔액은 얼마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결국 시가 출자한 14억7천만원은 청산과 함께 거의 건지지 못할 것으로 보이며, 출자한 몫만큼 이익이 배당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대 주주로서 구상권을 청구할 명분도 대상도 없는 셈이다.

부천무역개발에 대한 청산의 목소리는 지난 2004년 제3섹터 방식에 의해 설립된 지방공기업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토대로 행정자치부에서 2004년 2월24일 부천시의 출자지분(공유재산)을 즉시 회수하고 민영화할 것을 지시하면서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시는 지난 2005년 9월 서울 소재 충정회계법인에 부천무역개발에 대한 주식가격 평가를 의뢰해 매각 예정가를 산정토록 한 결과 당시 1주당 1천298원으로 최저가로 3억816만원으로 산정됐고, 같은해 10월 부천무역개발의 시 지분에 대한 입찰매각 공고를 냈으나 유찰됐고, 이후 같은해 11월과 지난해 2월과 3월 등 3차례 입찰매각 재공고에서도 유찰되면서 발을 빼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부천시의회 제132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받아 2007년 업무보고시 구체적인 청산일정을 제시할 것을 요구받은데다, 더이상 존속시킬 경우 누적적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판단해 청산계획이 급물살을 타면서 구랍 21일 주주총회에서 청산을 의결했다.

시는 이에 따라 청산을 통한 시의 출자지분을 회수하고 조속한 청산절차 이행 및 자금운영 통제를 위해 5급과 7급 직원을 파견 근무토록 해 한다는 방침이지만, 출자지분 회수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시는 부천무역개발 청산작업과 관련 이달 중 해산등기 신청, 청산인 등기신청, 채권자 공고 및 최고, 청산 공고 등의 절차를 밟고, 2월중에 잔여재산 처분 등을 진행하고 4월중에 결산승인 및 잔여재산 청산 종결을 위한 주주총회 개최 및 청산 종결 등기에 잉 부천무역개발 설치조례폐지안을 상정, 청산절차를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부천무역개발의 최대 주주인 부천시가 출자한 14억7천만원 중 회수할 금액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구상권 청구에 대한 의견이 ‘자라목’처럼 움추러들고 있는 대목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