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부천원미갑 후보공천 여론조사 경선 결과, 김경협(45) 전 청와대 비서관(전 부천노총 의장)이 조용익(42) 변호사(전 민주당 인권위원장)을 근소한 격차로 누르고 공천을 받아낸 것과 관련, 조용익 예비후보측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조용익 예비후보 지지자 100여명은 22일 낮 12시 민주당 중앙당사를 방문, “유도질문을 통해 불공정하게 여론조사를 실시, 조직된 여론조사 결과”라며 “여론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조용익 예비후보측 지지자들은 “이번 원미갑의 여론조사 경선은 공작정치”라며 “여론조사 경선 결과를 공개하지 않으면 후보공천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통합민주당의 경우, 부천 4개 지역구 후보 공천자는 모두 열린우리당 출신으로 채워졌다.

원미을은 배기선 국회의원이 단독공천을 신청해 대법원에 확정판결을 기다리는 뇌물수수혐의 사건에 대해 공천심사위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인정받아 공천권을 따냈고, 오정구 역시 원혜영 의원이 옛 민주당 출신 서영석 전 도의회 부의장과 공천경쟁을 벌였으나 무난히 공천권을 거머쥐었다.

이로 인해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후보공천이 이루어진 원미갑과 소사구에서 열린우리당 vs 옛 민주당 출신 예비후보들 중 최소 한 곳은 옛 민주당 출신이 공천을 따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 소사구는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 원미갑은 김경협 전 청와대 비서관 등 모두 열린우리당 출신이 공천권을 따냈다.

결국, 부천 4개 지역구 가운데 옛 민주당 출신이 통합민주당 공천권을 따낸 곳은 단 한곳도 없게 됐다.

더구나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한 후 고배를 마신 소사구 조영상 변호사와 원미갑 조용익 변호사는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여론조사기관 조사원의 유권자 대상 전화 면접시 특정 후보를 유·불리하게 하는 유도 질문이 있었고, 연령대별 가중치를 적용하는데 있어서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그러나 변호사 출신인 조영상·조용익 예비후보측에서는 선거일정이 촉박한 탓에 여론조사 경선 결과에 대한 문제제기를 계속해서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어서 이들 예비후보 진영에서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불만을 삭인 채 공천을 거머쥔 후보진영을 도와주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소사구에서 낙천한 조영상 변호사가 여론조사 경선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어제(21일) 김만수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해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것도 이같은 현실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후일을 도모하자는 차원에서 결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용익 변호사 역시 어제(21일) 오후 발표된 여론조사 경선에 지지자들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지만, 시간이 촉박한 나머지 후보공천이 확정된 김경협 후보를 돕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40대 초반의 두 사람의 향후 정치적 입지 등을 고려할 때 완벽한 결합을 어렵고 목전에 다가온 대사인 18대 총선 승리를 위해 성의를 보이며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당초 원미갑의 낙하산 공천(전략공천)을 저지하는데 4명의 예비후보들이 한목소리를 냈던 만큼,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는 말처럼 김경협 후보를 중심으로 공천에 실패한 나머지 3명의 예비후보(조용익, 신종철, 정수천)들이 선거지원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부천 원미갑의 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후보공천은 조용익 변호사의 결집된 지지자들을 김경협 후보가 끌어안으려는 노력을 얼마만큼 하고, 원혜영.배기선 의원이 어떻게 나서서 부글부글 끓고 있는 호남여론을 달래느냐에 따라 '공천 후유증'의 조기 진화 여부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