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신도시 아파트주민들이 ‘상대적 근거리 배정 원칙’에 따라 초등학교 및 중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의 통학구역이 조정되는 것과 관련, 신입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해마다 학교 배정 및 학급수 증감에 따른 희비가 교차하는 현상이 통과의례처럼 반복돼온 가운데 올해도 어김없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특단의 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인중, 신입생 감소로 2개 학급 축소계획= 지난 93년에 개교한 원미구 상1동 소재 부인중학교의 경우 내년도 입학하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희망학교 배정을 접수받은 결과, 당초 8개 학급 280여명을 수용할 계획이었으나 80여명 정도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부천교육청에서는 2개 학급을 줄이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반달마을 아파트단지(신라, 동아, 건영, 선경, 삼익) 주민들은 학급수를 줄이려는 교육청 방침에 반발하며 당초 계획대로 학급수를 유지할 것을 강력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부인중의 학급 감축에 반대하고 나선 이유는 학급수가 줄어들면 학교에 지원하는 기본운영비가 줄어들고 교사도 줄어들 수 밖에 없어 학교운영이 활성화 되지 못해 결국에는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게 주된 이유다.

여기에다 부인중과 인근에 위치해 훨씬 늦게 개교(2002년)한 상동중학교(원미구 상동 소재)의 경우는 오히려 내년도에 입학을 희망하는 신입생 수가 많아 2개 학급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부인중에 입학할 자녀를 둘 학부모들을 자극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인중 학부모들은 이에 따라 2개 학급 감축 방안을 검토중인 부천교육청에 반대 의사를 전달하고, 28일 오후 9시에는 신라극동아파트 노인정에서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지역살리기’ 차원에서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천교육청은 “내년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희망학교 신청을 받은 결과 부인중은 당초 수용계획 보다 신입생수가 적고, 상동중은 많아 부인중은 2개 학급을 줄이고, 상동중은 2개 학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상동중으로 당초 입학을 희망한 학생들을 부인중으로 전환시킬 경우 해당 자녀 학부모들의 반발이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현재로서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부천교육청은 또 “학급수가 줄어들 경우 각급 학교에 지원되는 기본운영비(올해 부천지역 28개교 학교에 약 59억원)의 경우 학급당 평균 390만원 정도가 줄고 교사도 줄어드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지역의 경우 내년도 중학교 신입생은 1만3천169명으로 이 가운데 희망하는 학교로 선배정되는 체육특기생 95명과 특수교육 입급대상자 44명으 제외한 나머지 1만3천118명에 대한 학교 배정은 내년 2월2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상일초교·상원초교 신입생 배정 문제= 원미구 상2동 백송마을(LG,SK·LG상록·풍림·동남) 아파트단지 주민들도 최근 초등학교 자녀들의 학교 배정문제로 한동안 시끄럽다가 부천교육청에서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용한다는 답변을 듣고 한시름 덜었다.

반달마을 주민들이 끌탕을 앓은 것은 아파트단지와 5분 거리 안팎에 위치한 상일초교를 놔두고 30분 정도 통학거리인 상원초교로 자녀들의 통학구역이 배정될까바서 였다. 사정이 이렇자 주민 서명을 받고 등교거부까지 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지난주에 부천교육청에 전달해 일단 교육청 관계자로부터 긍정적인 입장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학교의 학교배정 문제는 최근들어 지난 2001년 9월 개교한 상원초의 학급수는 남아도는 여유가 있고, 지난 2002년 3월 개교한 상일초는 학급수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데다, 인근 상업지역에 코오롱 하늘채와 동양 파라곤의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서면서 150여명의 신규 신입생이 추가로 발생하는 상황이 생겨나면서 부천교육청에서 반달마을 일부 자녀들을 상원초로 배정하려 한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상원초와 상일초를 공동학군으로 묶어놓고 상원초와 통학거리가 가까운 푸른마을(창보·한라)의 자녀들을 상일초로 배정하는 바람에 상일초의 과밀학급을 초래하는 결과을 낳고 말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반달마을 주민들은 상대적 근거리 배정이 원칙이라며 아파트단지와 가까운 상일초교로 자녀들이 입학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상원초로 배정되는 것에 반대 입장을 폈다.

부천교육청에서는 반달마을 학부모들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상일초교의 학급수를 늘려야 하지만 추가 교실 확보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를 들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입장도 워낙 강경하자, 지난 22일 교육청 직권으로 통학구역안에 대한 행정예고를 실시해 내년 1월10일까지 학부모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부천교육청이 행정예고한 통학구역안은 과밀 해소를 위해 △상일초로 배정돼온 상2동 4통(창보)은 상일초와 상원초 공동학구로, △상일초와 상원초 공동학구였던 상2동 5통(한라)은 상원초로, △상일초로 배정됐던 상2동 20통 1반은 상원초로 각각 변경한다는 계획이다.

반달마을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상2동의 경우 초등학교는 계단식으로, 중학교는 남북으로 학교 배정에 따른 통학구역을 갈라놓아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들이 있는 학부모들이 해마다 학교배정 불만과 민원을 제기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학부모들이 자녀 입학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납득할만한 통학구역 조정이 개선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상동신도시 대다수 학부모들은 각급 학교의 개교 시기가 달라 그동안 인위적으로 배정됐던 통학구역에 대해 이제는 입학 및 졸업생 수가 예측 가능한 만큼 학급수의 여유분만 따져 통학구역을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말고, 실제 학생들의 통학거리 동선(動線) 등을 꼼꼼히 따져 근거리 배정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줄 것을 부천교육청에 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