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는 홍 시장에 대한 무죄 판결문에서 “차용금을 개인자산으로 처리해 선관위에 신고한 것은 현행 정치자금법상 위배되지 않는다”면서 “검찰에서 기소한 공소내용이 범죄의 증명력이 없어(증거 불충분)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시장선거 후보자는 현행 법상 선거를 위해 후원회를 둘 수 없기 때문에 재산이 적은 후보자는 타인의 금전을 빌려 선거를 치를 수 밖에 없으며 홍건표 시장과 강경구 김포시장은 차입금을 모두 선관위에 성실히 신고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2명의 지인으로부터 선거자금을 빌리면서 무상 대여받은 것에 대해서도 “무상대여는 명시적 이자 약정은 물론 유무형의 재산적 이익 역시 사례에 해당돼 홍 시장이 차용금을 변제하는 과정에서 이자를 지급하고 식사를 대접한 것은 정치자금법상 무상대여에 해당한다”고 해석했다.
재판부는 선관위가 ‘법령상 차용증을 첨부토록 돼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차용한 선거자금은 본인의 자산인 관계로 차용인을 구체적으로 밝히거나 차용증을 첨부해야 한다고 명시한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재판부의 이같은 1심 판결에 불복, 즉각 항소하기로 했다.

한편 홍 시장은 무죄 판결후 법정에 나와 “이번 기회에 인생을 새롭게 배웠으며 자숙하겠다.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04년 6.5 보궐선거에 이어 지난해 5.31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부천시장에 재선된 이후 ‘청백리’와 ‘빽없는 인생을 살아왔고, 빽없는 정치를 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발로 뛰는 시장’과 ‘거짓없는 위민(爲民) 행정’을 강조해온 자존심 강한 남자 홍건표 시장의 앞길에 발길을 멈칫하게 하는 ‘노란불’이 ‘파란불’로 바뀌었다.

그동안 술렁이던 지역의 여론도 일순간에 잠잠해지고 민선 4기 홍건표 호(號)가 흔들림없는 순항을 위한 힘찬 닻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홍건표 시장은 지난해 9월11일 두차례 선거를 치르면서 지인들로부터 선거자금 명목으로 정치자금을 기부받고 수입내역 일부를 허위로 선관위에 보고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뒤 구랍 20일 검찰로부터 징역 1년을 구형받아 이날 1심 선고공판에 촉각이 모아졌으며, 결국 4개월여만에 무죄 판결을 받아내 법정 공방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로써 홍건표 시장은 오는 2010년 6월 임기 완료인 민선 4시 부천시정에 가일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