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천세계무형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위원장 홍건표 부천시장)가 지난 추석 명절에 5만원짜리 굴비세트를 선물한 인원은 67명으로 드러났다.

<더부천>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엑스포 조직위로부터 5만원짜리 굴비세트를 받은 사람은 엑스포 조직위원 16명, 엑스포 집행위원 25명, 엑스포 전문위원 4명, 부천지역구 경기도의원 8명, 부천시의회 의장 및 부의장, 4개 상임위원장, 기획재정위원 소속 시의원 8명 등인 것으로 밝혀졌다.

소요 예산은 335만원으로, 엑스포 조직위의 사무국에서 일괄 구입해 ‘추석절 선물 배부계획(안)’에 따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계획안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맞이하여 그동안 엑스포 추진을 위해 적극 협력해온 조직위원 및 집행위원, 상급기관 관계자 등에 대해 선물을 구입ㆍ배부함으로써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앞으로도 성공적인 엑스포 개최를 위한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유도하고자 한다”고 돼 있다.

선물 지급 방침에 대해서도 “조직위원, 집행위원, 상급기관 관계자 등은 5만원 상당, 엑스포 관련 간부공무원 등은 3만원 상당, 사무국 직원 등은 2만원 상당 선물 차등 배부”한다고 돼 있고, ‘공무원 행동강령 제14조(행정안전부 훈령)에 의거 공무원에 대한 선물은 3만원 범위 내로 제한’이라는 문구를 적시해 놓았다.

특히 “공직선거법 시비 차단을 위해 발송 명의는 ‘엑스포 조직위원회’로 한다”고 돼 있어 사전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피하기 위해 치밀한 선물 배부 계획을 세웠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엑스포 조직위는 또 이같은 추석절 선물 배포 계획안에 따라 3만원짜리 선물(사과상자 1세트)을 받은 공무원은 부천시 부시장ㆍ경제문화국장ㆍ3개 구청장ㆍ문광부 3명ㆍ행안부 4명ㆍ문화재청 2명ㆍ경기도청 10명(문화정책과 4명, 예산담당관실 3명, 재정담당관실 3명) 등 34명이다.

그런데 수량은 16개로 소요 예산은 48만원으로 돼 있고, 소요예산에는 3만원 선물을 지급한 대상자는 24명에 72만원으로 돼 있어 선물을 받은 공무원 숫자와 액수가 맞지 않는다.

엑스포 추석 선물을 받은 공직자 가운데는 부천시장 비서실 직원 10명 전원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만3천원짜리 선물(참치ㆍ햄세트)은 시본청 엑스포 관계공무원 19명, 엑스포 사무국 전직원 40명, 행사운영보조 임시직 8명, 기타 11명(공익요원 2명, 공공근로 1명, 사무실 청소원 1명, 청원경찰 7명) 등 78명으로 소요 예산은 156만원이다.

이에 따라 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추석절 선물 배부계획(안)’에 따라 선물을 지급한 대상자는 총 169명에 563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엑스포 조직위 추진단 관계자는 “추석 선물 지급에 앞서 선관위에 구두상으로 통상적으로 엑스포 선물을 하려고 한다는 취지와 함께 큰 틀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에 대해 물었고, 공무원 윤리강령에 의해 3만원 이상은 할 수 없다는 구두로 확인한 뒤 지급했다”고 말했다.

한편, 원미구선거관리위원회는 홍건표 부천시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있는 엑스포 조직위원회 명의로 추석절 선물을 지급한 것이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해 “내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로 보지 않는 경우로 직무상의 행위 규정에 ‘국가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사업계획과 예산으로 행하는 법령에 의한 금품제공행위’,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사업계획과 예산으로 대상ㆍ방법ㆍ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에 의한 포상 및 금품제공행위’ 등이 포함돼 있어 엑스포 조직위의 추석절 선물 제공이 공식선거법에 위반되는 지 여부는 좀더 법률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 선관위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또 공직자의 경우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공직자행동강령에는 ‘선물’과 ‘향응’의 개념을 정리해 모든 공직자들이 이를 준수토록 권고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제정돼 운영되는 행동강령에 따르면 공직자(공무원 및 공직유관단체 임직원)는 누구든지 직무관련자로부터 선물이나 금품을 수수해선 안된다고 돼 있다. 직무 수행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직무관련자는 소관 업무와 관련해 직접 이익 또는 불이익을 주는 개인이나 단체를 뜻한다. 선물은 대가 없이 제공되는 물품 또는 유가증권 숙박권 회원권 입장권 등이고, 향응은 음식물 교통 숙박 등의 편의제공을 가리킨다.

다만, 직무 관련성이 없다면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해 통상적인 관례 범위 안에서 ‘순수한 선물’ 수수는 가능하며, 굳이 금액상으로 보면 3만원 이하를 순수한 선물로 행동강령은 예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