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개발연구원이 ‘경기도 화장시설 건립 모형 연구’를 실시한 보단 근본적인 목적은 “전국의 49개 화장시설 운영형태는 공설화장시설인데, 이는 주민과의 갈등과 시설설치 절차가 복잡해 민간기관이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며, 화장시설 설치지역의 제한으로 대부분 외곽에 설치되므로써 인접한 자치단체간 분쟁이 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시설 설치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돼 재정력이 취약한 자치단체가 개별적으로 설치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연구원 측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최근 화장시설을 인접한 시ㆍ군이 공동으로 건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며 공동 건립의 대표적 사례로 일본의 예를 들었다.

즉, 일본은 공동화장시설 설치를 위해 관련 시로 구성된 조합을 형성하며, 운영은 관련 시로 구성된 조합의회에서 맡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이며, 공동조합운영조례를 제정해 공동화장시설의 건립과 운영의 법적 기초를 마련해 공동조합화장시설의 건립 및 운영비용은 조합의 규약에 의거 관계시가 분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원 측은 “우리나라의 경우 홍성화장시설은 시설 노후화로 인한 화장시설 현대화사업 추진과정에서 재정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청남도 내 13개 시ㆍ군이 비용을 분담하여 설치된 사례가 있다”며 “이같은 국내외 사례연구를 토대로 화장시설 건립모형은 모두 4가지 형태(설치주체를 공공과 민간으로 나누고 지방정부단독 모형, 정부간 협력 모형, 민간단독 모형, 그리고 민간과 정부간 협력 모형)를 제안할 수 있다”고 했다.

첫째, 지방정부단독 모형은 자치단체가 단독으로 화장시설을 설치하는 것으로 규모가 커질수록 주민과의 갈등도 비례해서 커짐을 고려하여 화장로 1~2기 정도의 소규모로 설치해 민원의 소지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필요 화장로 수를 산출한 결과 2010년까지 부천시와 용인시를 제외한 나머지 27개 자치단체는 소규모 화장시설을 설치해도 화장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둘째, 정부간 협력 모형은 자치단체가 협력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정도로 화장시설을 공동으로 설치하는 것이다. 자치단체간 협력의 방식은 지방자치단체조합과 사무위탁의 두 가지가 있는데, 먼저 지방자치단체조합은 2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가 하나 또는 둘 이상의 사무를 공동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을 때 규약을 정하여 설립(지방자치법 제159조)할 수 있고, 운영 및 사무처리 경비의 부담과 지출방법은 지방자치단체조합의 규약으로 규정하도록 돼 있는데 일본의 사례에서 시사하는 바와 같이 화장시설 건립단계와 건립 이후 정착단계로 구분해 비용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건립단계에서는 초기 투입비용이 커서 관계 지방자치단체의 분담 필요성이 큰 반면, 정착단계에서는 사용료를 통한 일정정도의 운영비 확보가 가능하여 관계 지방자치단체의 부담이 작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사무위탁 방식은 지방자치단체나 그 장이 소관 사무의 일부를 다른 지방자치단체나 그 장에게 위탁해 처리하는 방식(지방자치법 제151조)으로 화장시설을 설치하지 못한 자치단체가 화장시설이 설치된 자치단체에게 화장서비스를 위탁하고 그에 따른 비용은 해당 규약(지방자치법 제151조)으로 정하거나, 조합의 정착단계 분담방식을 그대로 차용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셋째, 민간단독 모형이다. 민간 단독으로 건립하는 방식은 서비스 책임을 담보할 수 있는 시설기관에 의한 사설화장시설, 법인묘지 및 전문장례식장 내 설치 그리고 종교법인에 의한 설치 등의 방안이 있지만, 민간단독 모형에 대한 재정지원은 민간영역이라는 점에서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넷째, 민간과 정부간 협력 모형은 민간투자사업과 제4섹터 모형 방식이 있는데, 민간투자사업은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와 같은 공공부문이 공공시설을 건설하고 운영하는데 필요한 재원을 민간으로부터 조달하는 사업방식으로 BTO, BTL, BOT, BOO 등의 방법이 있다고 했다.

화장시설은 수입창출이 가능하다는 점, 민간운영이 가능하고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 시설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다는 점 등의 특징에 비추어볼 때 민간이 시설을 건립하고 직접 운영하는 BTO방식이 적절하지만, BTO방식은 사용자의 수요에 따라 투자비 회수의 확실성이 담보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담보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연구원 측은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화장시설 건립을 위해서는 법ㆍ제도적으로 화장시설 설치를 장려하기 위한 조항을 신설하거나 입지를 규제하는 조항을 개정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며, 또한 지방정부단독 모형의 경우 국고보조금지원 수준은 현재의 건축비에서 더 나아가 토지매입비용의 50%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또 “정부간 협력을 통해 공동설치하는 경우 일정한 기준에 의거 사업비의 일부분을 지원하거나 주민편익시설 설치 비용을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경기개발연구원은 특히 “현실적인 지원방안이 되기 위해서 경기도는 첫째, 화장시설 설치를 제한하는 법적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중앙정부에 요구하며, 둘째, 화장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욕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민간의 참여를 독려하는 한편, 셋째, 위의 모형 및 지원방안이 가능하도록 경기도 장사관련 조례를 개정해야 하며, 넷째, 공동설치를 지원하기 위한 조직 설치가 필요하다는 정책적 입장을 견지하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개발연구원은 ‘경기도 화장시설 건립모형 연구’를 통해 몇가지 시사점을 제시했다.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개정된 ‘장사법’은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화장시설을 갖추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화장시설 건립을 위한 막대한 비용에 비하여 국가의 재정적 지원은 미약한 실정이여서 화장시설의 의무적 설치는 비용이나 관리면에서 비현실적인 법규정이다.

화장시설의 건립을 위해서는 토지 매입비용, 주차장 및 부대시설 설치, 주민동의 과정 등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나 정부지원은 화장로 및 봉안당 건물면적에 대해서만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면 수원시 연화장의 총 사업비 355억9천100만원 가운데 국비는 63억100만원(18%)에 그쳤으며 시비가 202억9천만원으로 시의 부담이 약 72%에 달한다. 성남시 영생관리사업소의 경우 총사업비 174억7천100만원 중 국비는 62억2천100만원으로 총사업비의 약 35%, 시비가 112억5천만원으로 약 65%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에는 시설의 신ㆍ증축 및 관리운영으로 재정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07)의 장사실태 행정조사 결과, 화장시설 신ㆍ증축을 계획하지 않는 이유는 주민의 반대(31.5%), 부지 마련의 어려움(23.6%) 및 재정부담(15.7%) 순으로 나타났다.

모든 지방자치단체에 화장시설을 건립하는 것이 이상적일 수 있으나 시설의 설치 및 운영에는 규모의 경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지역자치단체별로 화장시설을 설치 운영하는 것은 비경제적일 수 있다.

오히려 특정조건이 부합되는 지역에 적정 규모의 화장시설을 공동 건립하는 것이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이다.

무엇보다도 화장시설 설치지역이 제한되어 있고 도심지 개발이 상당부분 진행된 자치단체는 외곽에 설치할 수밖에 없으나 이로 인해 인접한 자치단체와 분쟁이 되고 있어 공동건립의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용인시와 안성시, 부천시와 구로구, 그리고 하남시와 광주시 등이 화장시설 건립과 관련된 자치단체간 갈등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경기도내에서 화장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지역은 부천과 용인 외에 안산, 시흥, 광주, 김포, 여주, 양주, 연천 등 10여 곳에 달한다.

시ㆍ군이 화장시설을 포함한 장사시설건립에 나서면서 사업추진이 가시화될 경우 도내 곳곳에서 인근 주민들의 반발 등 심각한 갈등이 예상된다.

이와 같이 지역 이기주의로 지자체마다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지역개발사업 명목으로 막대한 간접 예산까지 투입되는 현실을 감안 할 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동건립은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민간의 자본과 운영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해 민간과 정부가 공동으로 시설을 건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생겨나고 있다.

이와 같이 정부 단독 건립 방식 외에 정부와 정부가 공동으로 건립하거나 혹은 민간과 정부가 공동으로 건립하는 등 건립 형태를 다양화하고 그에 따른 운영도 다양한 방식으로 하게 되면 정부간 갈등이나 재정 부족 등 건립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

○… <화장시설 건립의 기본방향>

화장시설 건립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도 하지만 예민한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화장시설 건립 시 정부가 단독으로 설치하는 것 외에 지방정부간 혹은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건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공동 건립 주체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화장시설 건립 시 고려해야할 원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주민편의 최우선 원칙이다. 장사시설은 주민생활과 밀접한 기반시설이라는 점에서 주민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경기도지역 화장률은 2007년 현재 65.3%에 달하고 있지만, 화장시설은 고작 2개소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새벽부터 관을 싣고 화장시설 앞에 줄서는 상황이 벌어지거나, 미처 예약하지 못한 유족들은 3일장(葬)을 치루기 위해 강원도나 충청도 등 지방 화장시설로 내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화장을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불편하다면 화장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주민들의 화장시설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서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화장시설 이용의 편의성은 적시성(適時性)과 접근성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둘째, 규모의 경제 원칙이다. 그동안 화장시설은 설치의 어려움으로 인해 대규모로 설치돼 왔다.

예를 들면 서울시 벽제 화장시설의 화장로 수는 23개로 단독 화장시설 규모로는 전국 최고이다. 규모가 큰 만큼 혐오감은 배가되어 민원발생의 소지가 더 크다는 것이 장사관련 학자들의 주장이다.

장사법 개정으로 시ㆍ군 설치가 의무로 된 만큼 대규모 설치는 지양하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적정 규모의 설치를 검토하여야 한다.

즉, 각 시ㆍ군의 화장 수요 추계를 통한 자족형 화장시설 설치로 이용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 특히, 인구규모가 너무 작아 개별 설치가 비용측면에서 비효율적이거나 개별 설치가 어려운 시ㆍ군은 공동설치를 통해 규모의 경제에 이르도록 권장한다.

셋째, 공설묘지나 법인묘지 등 기존 장사시설 리모델링을 통한 화장시설을 설치한다.

화장시설은 도시기반시설로 인정돼 설치를 위해서는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며 통과가 되더라도 설치 비용 및 주민 민원 등 설치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기왕의 묘지에 화장시설을 설치하게 되면 이같이 번거로운 절차를 생략할 수 있고, 주민 민원이 상대적으로 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각 시ㆍ군은 ‘자족형’ 화장시설을 설치하되 입지 선정의 어려움 및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기존 묘지
의 리모델링을 통한 시설 설치를 유도한다.

○… 화장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거나 추진해야 할 자치단체는 어느 정도의 규모로 화장시설을 건립해야 하는가?.

경기도 31개 시ㆍ군의 필요 화장로 수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07)에서 산출한 것과 고호동(2005)의 방식을 적용해 본 연구진의 산출결과를 토대로 경기도 31개 시ㆍ군의 필요화장로를 살펴보면, 2008년 현재 3기 이상 규모의 화장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시ㆍ군은 수원시가 유일하다. 그러나, 수원시와 성남시는 이미 화장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만큼 제외한다.

2010년에 부천시와 용인시가 각각 3기가 필요하며, 2020년에는 화성시 6기, 부천시 5기, 그리고 안양시, 안산시, 용인시, 평택시, 시흥시, 김포시, 고양시, 파주시 등 8개 시(市)는 화장로 3기를 설치해야 하는 것으로 산출됐다.

화장시설 규모가 커질수록 화장시설 이용자가 많을 것이고, 그에 따른 교통량 등은 증가할 것이며, 종국적으로는 지역주민의 화장시설 건립 반대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화장시설 규모를 대규모 보다는 화장로 1~2기 정도의 소규모로 설치하는 것이 민원의 소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2010년까지 1~2기의 소규모 화장시설을 설치해도 화장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자치단체는 부천시와 용인시를 제외한 27개 시ㆍ군이다.

소규모의 화장시설이라고 하더라도 화장시설 자체의 혐오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화장시설을 품격있게 건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 <정부간 협력 모형>

지방정부 단독으로 화장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지만 단독설치가 반드시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소규모화장시설 건립은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없기에 비용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화장시설 건립은 필연적으로 민원이나 갈등을 동반하게 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행정력과 비용을 소진할 것이 분명하다면 소규모로 화장시설을 건립해야 하는 시ㆍ군은 다른 자치단체와 공동으로 건립하여 이러한 갈등을 분산시키고자 하는 유인은 커질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간 협력모형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간 협력 모형은 원칙적으로 2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간 공동참여를 통한 공공 서비스의 공급방식을 전제하고 있다.

즉, 화장시설이란 공공 서비스의 공급을 단일의 지방자치단체가 독립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2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간 협력적 방식을 통하여 공급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서비스 공급에서 ‘정부+정부간 협력 공급방식’은 지방자치법에 규정된 지방자치단체조합과 사무위탁의 두 가지 방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 <경기도 장례식장 현황>

전체 135곳 가운데 민간이 운영하는 곳은 127개소(94%)에 달하고 있다. 공공이 운영하는 곳은 8개소로 도립병원 및 서울대 병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운영형태는 직영(47.4%)과 임대(52.6%)가 비슷한 비율이며, 장례식장만 운영하는 전문장례식장(28.1%)보다는 병원의 부대사업 일환으로 운영(71.9%)하는 경우가 더 많다.

부천시(10곳, 민간 운영), 안산시(10곳, 민간 운영), 고양시(9곳, 민간 운영), 수원시(8곳, 공공 1곳, 민간 7곳), 용인시(7곳, 민간 운영), 평택시(7곳, 민간 운영) 순으로 조사됐다.